첫 올림픽인 2014년 소치 대회에 평범한 흰색 헬멧을 쓰고 출전했던 윤성빈은 이후 영화 아이언맨에 빠져들었다. 스켈레톤 선수들은 헬멧에서 각자의 개성을 드러낸다. 차체 모양의 썰매에 머리 대부분이 가려지는 봅슬레이, 썰매에 등을 대고 누운 채 발부터 내려오는 루지와 달리 썰매에 엎드려 머리부터 내려오는 스켈레톤은 헬멧이 선수의 얼굴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소치올림픽에서 16위를 차지한 윤성빈은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삼으며 아이언맨 헬멧을 자신의 동반자로 선택했다. 그는 평소 모형 장난감을 수집할 정도로 아이언맨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성빈은 그동안 외국산 아이언맨 헬멧을 쓰고 월드컵 등의 경기에 나섰다.
국내 헬멧 제조 전문 업체인 홍진HJC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는 윤성빈을 위한 맞춤형 아이언맨 헬멧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윤성빈이 15일 열린 1∼2차 주행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일부 외신 기자는 그의 아이언맨 헬멧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윤성빈은 “아이언맨은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라며 “트랙의 얼음 위를 지나가는 모습이 영화 속 아이언맨이 날아가는 모습과 비슷해서 특히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다.
아이언맨을 동반자 삼은 윤성빈은 결국 꿈에 그리던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릉=양준호기자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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