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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법인 합법 가장한 國富유출 기승]국내 진출 해외법인 늘었는데 법인세는 되레 줄어

외국인 법인 2012년 7,857개서

2015년 8,380개로 증가했지만

법인세는 무려 35% 쪼그라들어

"과세 감독 더 강화해야" 목소리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인 투자법인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이 국내에 내는 법인세는 오히려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다. 국내 경기 상황에 따라 세수 증감이 발생할 수 있지만 국내 기업과 비교해 출렁임이 컸다. 일각에서 외국인투자법인에 대한 과세 감독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이유다.

12일 국세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외국인 투자법인 수는 7,857개에서 2015년 8,380개로 늘어났다. 반면 2012년 외국인 투자법인이 낸 법인세는 7조3,492억원에서 2015년 4조7,76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무려 35%가량이 빠진 것이다.

전체 법인세액에서 외국계가 낸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20.1%에서 2015년 13.2%로 뚝 떨어졌다. 2012년 법인세수가 40조3,000억원에서 2015년 39조8,000억원으로 1% 정도 감소한 것과 비교해보면 ‘국내 기업 환경이 좋지 않아 외국인 투자법인의 법인세가 줄었다’고 하기에는 증감 폭의 차이가 크다. 이 때문에 한국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외국인 투자기업이 해외 모회사에 기술이전을 받고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등의 방식으로 국내에서 세금을 적게 내는 ‘탈세’ 행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2015년 이만우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2013년 국내에서 매출을 올린 해외 법인 9,523곳 중 4,752곳의 법인세 납부실적이 ‘0원’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출 1조원 이상을 올린 90개 해외 법인 가운데 15곳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고 매출 5,000억~1조원을 올린 82곳 중 17곳도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았다”며 “해외에 막대한 로열티 비용을 지급하고 장부상 이익을 남기지 않아 세금도 내지 않는 꼼수를 썼다”고 꼬집었다.



전문가 집단에서도 ‘충분히 개연성은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경기가 나빴다면 외국인 투자법인과 함께 국내 기업 역시 법인세가 큰 폭으로 감소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제조업은 2015년 외국인 투자법인의 법인세액이 2012년보다 30% 넘게 감소했지만 국내 제조기업의 법인세는 2012년 12조7,900억6,400만원에서 2015년 14조4,874억6,900만원으로 13.3% 늘기도 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국내 기업과 달리 외국인 투자법인은 작은 경기 변화에도 크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기반이 약한 외국인 투자법인의 경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위험성에 대비해 한국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법인세 감소 원인도 금융위기 등이 발생하면 외국인 투자기업이 철수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세청의 관리 감독 하에서 대놓고 탈세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국세청 등 감독 당국이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이견이 없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한국 GM과 같이 국외 특수관계 거래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익률이 낮으면 국세청이 잘 들여다봐야 한다”며 “4~5년 정도 주기가 있는 정상적인 세무조사 스케줄이 아닌 이전 가격 조작 혐의가 짙을 경우 별도로 선정을 해 조사를 따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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