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옛 남영동 대공분실 운영권을 시민사회에 이양하는 방안으로 무상 대부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옛 남영동 대공분실은 지난 2005년부터 경찰청 인권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경찰청 인권센터를 지방자치단체나 공공단체에 대부 형식으로 무상 대여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국가 소유인 인권센터는 지자체나 공공단체가 비영리 공익사업 목적으로 사용할 때에만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인권센터 건물을 무상으로 빌려주고, 해당 지자체나 공공단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논의는 박종철 열사 31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달 13일 이철성 경찰청장이 경찰 주요 간부들과 함께 인권센터를 방문하면서 구체화됐다. 이 청장은 이 자리에서 “인권센터의 시민참여 운영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앞서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등 시민단체들은 ‘남영동 대공분실 자리에 인권기념관을 세워달라’고 요구하는 등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시민사회에 이양해달라는 청원운동을 진행해왔다.
당초 경찰은 인권센터의 관리 및 운영권을 시민사회에 환원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했지만 국유재산법상 민간에 무상 양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뒤늦게 파악하고 적절한 운영방안을 고민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인권센터 운영을 시민사회 단체가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적절한 방안을 시민단체와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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