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택배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
11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몇 주 이내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입점사업자의 제품을 직접 배송하는 ‘제3자 상품 배송’에 나선다.
과거 아마존이 LA와 런던 등에서 시범적으로 직접 배송을 한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아마존은 이 같은 직접 배송 서비스를 미국 전역으로 확대해간다는 구상이다.
아마존이 직접 배송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은 지난 2013년 말 쇼핑 성수기에 UPS 위탁 배송 물량이 일주일 이상 늦게 배달된 이래 꾸준히 제기돼왔다. UPS 등 택배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배송할 경우 경비가 10% 이상 절감된다는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아마존은 자체 배송을 위해 항공기 40대를 사들이는 한편 해상 운송 준비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드론과 자율주행 기술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아마존이 자사의 배송 업무뿐 아니라 기타 판매사업자의 상품 배송까지 맡게 됐지만 당장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컨설팅 업체인 MWPVL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의 국내 배송 건수는 12억건에 달했지만 대부분이 UPS와 페덱스가 담당했다. WSJ는 “아마존이 입점사업자 상품의 배송까지 담당하려면 수백억달러의 투자금을 쏟아부어야 하고 수천 대의 트럭과 물류창고, 수백 대의 항공기가 필요할 것”이라며 한계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온라인 혁신을 무기로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대변화를 끌고 온 만큼 택배사들이 장기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컨설팅사 울프리서치의 스콧 그룹 연구원은 “아마존이 택배 물량을 빼앗아 간다면 UPS와 페덱스가 마진을 끌어올리기 위해 비용 인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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