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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흥부’ 정우, “글쟁이 흥부와 달리 난 악필...지렁이 글씨체”

영화 ‘흥부’ 개봉을 앞둔 배우 정우가 “난 흥부처럼 명필이 아닌 악필이다”고 고백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흥부(조근현 감독)’인터뷰에서 만난 정우는 “전 악필입니다. 글씨를 못써서 영화 속에서 대역을 썼다”고 했다.

배우 정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팔도를 들썩이게 만들던 대중소설의 대가 ‘연흥부’가 민심을 위로하는 ‘흥부전’을 집필하게 된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 조선 최고의 천재작가 ‘흥부’(정우)는 대중소설의 귀재로 불리며 장안의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그는 어릴 적 홍경래의 난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 형 ‘놀부’(진구)를 찾기 위한 일념 하나로 타고난 필력과 재능을 이용해 이름을 알리고자 한다. 그러던 중 ‘흥부’는 드디어 형의 행방에 대해 알고 있다는 ‘조혁’(김주혁)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의 만남으로 극은 새로운 변환점을 맞게 된다.

영화 속에서 글쟁이 다운 자세로 한 획 한 획 심혈을 기울여 쓰는 정우를 만날 수 있다. 그 속엔 정우만의 포즈도 발견 할 수 있다.

“정자세로 하면 재미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흥부라면 이 자세가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한쪽 다리를 올리고 삐뚤게 앉아서 쓰는 게 흥부의 글쓰는 자세이지 않을까 싶었다. 현장에서 다양한 포즈를 해 봤는데 유독 그 포즈가 마음이 편했다. ”

실제 붓글씨 실력을 묻자, “어릴 때 부터 글씨를 못나게 쓴다고 많이 혼났었다. 성의 없게 쓴다고 오해도 많이 받았다. 지렁이 굴러가듯 글을 쓴다.”

“너무너무 못나게 글씨를 써서 부끄럽다“고 말했지만 실제 정우의 글씨체는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이 들어가 나쁘지 않았다.

‘응답하라 1994’, ‘꽃보다 청춘’등 드라마와 예능에서 대중들과 친밀함을 다진 정우는 ‘바람’ ‘쎄시봉’‘히말라야’‘재심’ 등 스크린을 통해서는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로 첫 사극에 도전한다. 극의 중심을 잡으면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변신 시키는 점이 흥미롭다. 그는 영화의 톤앤매너를 유지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했다.

“영화의 초중반엔 대중 작가이니 관객에게 낯설게 가지 않았으면 했다. 중반 이후론 뭐랄까. 묵직해진다고 해야 할까. 진지해진다고 해야겠네요. 극이 진지해지는데 극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흥부’의 톤을 잡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



정우는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하며 한복을 입고 촬영에 임했다. 한복 촬영도 쉽지 않았지만 수염을 붙이고 촬영해야 하는 사극 현장은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물론 스스로 “쉽게 가고 싶지 않다”는 원칙도 작용했다.



“한복이 품이 넓은 옷이다 보니 처음에는 편했다. 그런데 여름에 점점 더워지고, 겹겹이 싸고 매고 매듭짓고 하는 의상이라 회차를 더할수록 힘들었다. 무엇보다 수염을 한땀한땀 붙여서 만들었다. 한번에 붙이는 수염도 있었는데, 너무 쉽게 가는 느낌이 들고 나 편하자고 현실과 타협하는 것 같아서 하고 싶지 않았다.”

촬영 후반에 접어들어 정우는 수염을 붙이는 방식을 바꾸었다고 한다. 다른 무엇보다 몰입하는 연기를 하는데 방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의 에피소드로도 들을 수 있지만 정우가 연기를 대하는 자세를 읽을 수 있었다.

“중반 촬영까지 매일같이 한 시간씩 시간을 들여 수염을 붙이고 연기를 했다. 그런데 촬영 회차가 늘어나고 후반에 들어 감정씬을 하다보니 눈물 콧물에 수염이 떨어져버리더라. 무엇보다 연기하는데 너무 방해가 되더라. 그래서 한 번에 붙이는 걸로 바꿨다. 바꿨더니 비주얼적으로도 좋고 촬영하기에도 어찌나 편하던지..왜 한 땀씩 붙이자고 한건지. 허허.”

한편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 설 연휴인 오는 2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배우 정우, 김주혁,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등이 출연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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