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성폭행’ 논란에 휩싸인 이현주 영화감독이 성폭행 사실을 시인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8일 이현주 감독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성폭행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 이상 영화일을 하지 않겠다”며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그 일을 기억하고 있다. 내 나름의 아쉬움이 커 입장문으로 이해받으려 했다”며 성폭행 사실을 시인했다. 이어 “제 아쉬움을 풀기 위해 했던 행동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안다”며 “그 날의 일을 전하는 데 급급해 피해자와 피해자 남자친구가 느꼈을 고통을 간과했고 너무 큰 상처를 줬다”고 전했다.
앞서 이 감독은 동료 여성감독 B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3년 전 이 감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가해자가 그 후에도 상을 받고 활동하는 모습을 보니 견디기 어려웠다”고 폭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감독은 지난 2015년 B 감독과 둘만 남은 자리에서 B감독의 신체부위를 이용해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준강간)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 이 감독의 변호인이 “평소 B감독이 성에 개방적이고 발칙하다”며 상호 합의한 성행위라는 취지로 변호하고 이 감독의 지도교수가 이에 동의하는 증언을 했다가 물의를 빚기도 했다(관련기사:☞ [단독] 변호사가 성폭행 피해자에게 “평소 성격이 발칙하죠?”). 사건이 알려지자 여성영화인모임은 이 감독의 연출작 ‘연애담’에 수여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박탈했고 한국영화인감독조합은 이 감독을 영구제명했다.
이 감독도 직접 실명을 밝히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 B가 성관계를 원한다고 여길만한 여러가지 사정들이 있었고 자연스레 피해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여전히 무죄를 주장한다”며 재판과정에서 성소수자란 이유료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감당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감독의 입장이 발표된 후 B 감독은 다시 한번 자신의 SNS를 통해 이현주 감독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이 감독의 조연출도 보도자료를 내 이 감독이 폭력적 행동을 했고 B감독을 동성애자로 매도해 2차피해를 낳았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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