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군부가 쌀 고가 수매 정책에 따른 재정 손실 유발 혐의로 1조원이 넘는 추징금을 물게 된 잉락 친나왓(사진) 전 태국 총리의 자산을 압류했다고 현지 언론이 1일 보도했다.
잉락 전 총리 측 변호인에 따르면 태국 법무부는 방콕 시내에 있는 1억1,000만밧(약 37억원) 상당의 저택과 10필지에 달하는 토지, 13개의 은행계좌 등 30여건의 자산에 대한 압류에 나섰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잉락 전 총리는 태국 안에 있던 재산까지 모두 빼앗기는 신세가 됐다.
지난 2014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잉락이 이듬해 반부패위원회에 신고한 보유재산은 6억1,000만밧(약 208억원)에 달한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은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해 취임 직후인 2011년부터 2014년 초까지 시장가보다 높은 가격에 쌀을 수매하는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을 폈다.
당시 이 정책은 농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2014년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후 잉락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태국 대법원은 2016년 10월 쌀 수매 과정에서 발생한 정부 손실에 관한 민사소송에서 잉락에게 무려 350억밧(약 1조1,900억원)의 벌금을 물렸다. 이와 별도로 법원은 쌀 수매 과정의 부정부패를 방치한 직무유기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도 진행했다. 그러나 잉락은 지난해 8월 열릴 예정이던 선고공판 직전 자취를 감췄고 영국으로 건너가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재현 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