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리브 CAS 사무총장은 1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항소를 제기한 선수 39명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 결과 28명은 반도핑 규정을 어겼다는 증거가 부족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무효로 한다”고 밝혔다. 리브 사무총장은 “IOC는 대체로 정황 증거를 토대로 선수들을 징계했다”며 “채취한 샘플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거나 선수가 직접 도핑 사실을 시인하는 등의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징계에 설득력이 없었다”고 판단 근거를 밝혔다. 그는 다만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의미일 뿐 해당 선수들이 무혐의라는 뜻은 아니다”라고 이번 결정의 의미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아울러 리브 사무총장은 “나머지 11명은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다는 증거가 충분하다”며 IOC의 징계를 인정했다. 다만 “평생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도록 한 기존 징계를 ‘다음 올림픽’(평창 올림픽) 출전 금지‘로 수위를 낮췄다”고 덧붙였다.
CAS의 결정에 따라 IOC의 징계에서 벗어난 선수 가운데에는 드미트리 트루넨코프 등 봅슬레이 선수 4명, 세르게이 추드니코프 등 스켈레톤 선수 5명 등이 포함됐다. 크로스컨트리(8명), 스피드스케이트(4명), 루지(2명), 아이스하키(5명) 등도 징계 무효 판결을 받아냈다. 반도핑 규정 위반 사실은 확인됐으나 징계 수위가 줄어든 선수는 봅슬레이 선수 5명, 크로스컨트리스키 선수 3명, 아이스하키 선수 3명 등이다.
한편 IOC는 러시아의 국가 주도 도핑 조작을 인정하지 않은 CAS의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만족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표출했다. IOC는 CAS가 11명의 도핑규정 위반을 확인한 것은 소치 대회에서 러시아의 체계적인 도핑 조작을 입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최종 결정을 내린 CAS 패널들이 다른 28건에선 존재하는 도핑 조작 증거를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기존 결정보다 높은 증거를 요구했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IOC는 또 징계 무효 결정을 받은 러시아 선수 28명이 자동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초대받는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y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