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대1.’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단일 국가로는 최다를 기록할 미국과 ‘나 홀로 대표팀’의 선수 인원수다.
평창동계올림픽에는 대규모 선수단을 보내는 나라들도 있지만 1인 선수단을 꾸린 나라도 18개국이나 된다. 비율로는 총 92개 참가국 가운데 19.6%나 되는 적잖은 숫자다. 통가·아제르바이잔·버뮤다·키프로스·에콰도르·에리트레아·가나·홍콩·케냐·코소보·룩셈부르크·마다가스카르·몰타·푸에르토리코·산마리노·남아프리카공화국·싱가포르·동티모르 등이다.
대부분 기후조건상 동계 종목 불모지인 나라들이지만 혼자 나서는 선수들의 의지만큼은 매머드급 선수단에 뒤지지 않는다. 모두 자국의 개척자라는 사명감으로 메달 획득을 꿈꾼다.
초미니 선수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는 통가의 니콜라스 타우파토푸아(35). 지난 2016 리우 하계올림픽 당시 통가 선수단의 기수로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낸 채 입장해 화제가 됐던 그는 원래 태권도 선수다. 이번에는 설상 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변신해 평창 무대를 밟는다.
썰매 종목인 스켈레톤에 출전하는 아콰시 프림퐁(32)은 가나 대표로 홀로 출전한다. 프림퐁은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 참가했던 타일러 보타(남아공)에 이어 역대 두 번째 아프리카 출신 올림픽 스켈레톤 선수로 남게 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생계를 위해 네덜란드로 떠나 할머니와 살던 그는 8살 때 네덜란드로 이주해 육상 선수로 성장했다. 육상선수 경력을 살려 한때 봅슬레이도 탔던 그는 미국에서 진공청소기 외판원으로 일하던 2015년에 스켈레톤을 시작했다.
마라톤 강국 케냐의 1인 선수 사브리나 시마더(20)는 여자 알파인 스키에 출전한다. 3살 때 오스트리아로 이주해 처음 스키를 시작한 그는 2016년 릴레함메르 유스올림픽부터 케냐 국기를 달고 뛰었고 결국 케냐 출신 여자 선수 첫 동계올림픽 출전이라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어릴 때 내전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코소보의 벤스니크 소콜리(35)는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스키 훈련에 매달려 코소보 첫 동계올림픽 출전선수가 됐다. 한국 쇼트트랙 전설 전이경의 지도를 받은 싱가포르의 샤이엔 고(19) 역시 싱가포르 역대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북대서양의 작은 섬나라 버뮤다는 1992 알베르빌 대회부터 8회 연속으로 동계올림픽에 1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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