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위층이 연루되어 있는 군대 내 비리라는 다소 무거운 소재와는 달리 일반 관객들의 반응들은 오히려 더 활기차다. 관객들은 실화라는 사실에 놀라는가 하면, 분노로 공감하거나 폭소를 터트리는 등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과 뚝심 있는 연출력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이에 관객들 사이에서 <부러진 화살>, <스포트라이트>처럼 통쾌한 한방이 있는 영화들과 비견되면서 호평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인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실화극이다.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폭로와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2009년 MBC [PD수첩]에서 방영된 해군장교의 방산비리 폭로 등 실제 사건이 모티브가 됐다.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비리이면서도 섣불리 다룰 수 없었던 방산비리라는 소재가 최초로 다뤄지는 만큼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다소 무거울 것이라는 관객들의 선입견과 달리 시사 현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언론 시사 이후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것이 실화라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특히 전혀 지루하지 않고 시종 긴장감 있는 전개로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봤다면서 온라인을 통해 강력 추천하고 있다. 순수한 정의감의 전형을 보여준 김상경과 기자의 사명을 제대로 표현한 김옥빈은 물론, 분노를 유발시켜 관객의 분통을 터지게 만드는 신스틸러 악역 3인방 최무성, 최귀화, 김병철의 열연에도 만족감을 전하고 있다.
수학과 교수의 실제 석궁테러사건을 다룬 <부러진 화살>이나 가톨릭 보스턴 교구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 취재를 다룬 <스포트라이트> 등 무거운 소재를 가지고도 영화적 재미를 갖춘 완성도 높은 작품들처럼 <1급기밀> 역시 소재의 중압감을 뛰어넘어 관객들에게 의외의 즐거움을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한민국 누구나 봐야 할 2018년 첫 번째 필견작으로서 입소문 열기가 예상되고 있다.
홍기선 감독은 8년간이나 준비한 <1급기밀>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하는 ‘한국의 켄 로치’로 불린 리얼리즘의 대가로서의 작품세계를 다시금 인정 받고 있다. 1월 24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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