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한 산후조리원에 있던 신생아가 조리원 측의 부주의로 엉뚱한 산모의 품에 안겨 퇴소한 일이 발생했다.
16일 새벽 0시 45분께 창원 모 산후조리원에 있던 산모 송모(31·여) 씨 측으로부터 “모유 수유를 하려는데 아기가 없어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사태 파악에 나서 15일 저녁 무렵 조리원 입소 산모 18명 중 8명이 급히 퇴소한 사실을 확인했다. 앞서 한 산모가 조리원 퇴소 직후 본인의 아기가 로타바이러스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리원에 항의한 걸 목격한 후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조리원에 있던 산모들은 추가 감염을 우려하며 저녁에 급히 퇴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리원에서는 퇴소한 산모에게 엉뚱한 아기를 안겨줬을 수 있다고 보고 경찰이 조리원 주변 CCTV를 확인하는 등 아기 행방 찾기에 나섰다.
조리원 측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기가 황달기를 보인 점을 토대로 인근 병원 등에 전화를 돌려 산모인 송 씨 이름의 이름표를 단 아기를 겨우 찾았다.
경찰은 송 씨 부부와 함께 해당 병원으로 가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송 씨에게 아기를 무사히 되찾아줬다.
송 씨는 태어난 지 5일가량 된 아들을 품에 안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리원 측은 “당시 경황이 없다보니 제대로 확인을 못해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여 산모 측에 사과했다”며 “로타바이러스의 경우 조리원 안에서 감염되거나 증세를 보인 아기들은 한 명도 없다”고 해명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김 씨의 경우 조리원에서 안겨준 아기가 당연히 본인 아기일 거라고 생각했고, 황달기가 있다고 하니 걱정이 돼 부랴부랴 병원에 입원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조리원 측에 과실이 있지만 고의성이 없었기 때문에 형사 처벌 대상은 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조리원에서 퇴소한 직후 한 아기가 로타바이러스 의심 증세를 보인 뒤 확진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리원 측은 이날 오전 남은 산모들을 모두 내보내고 보건소 역학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추가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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