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다룬 <1987>이 결이 다른 디테일로 영화적인 재미와 완성도를 더한 숨은 볼거리를 공개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서류와 신문에는 80년대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제작진의 숨겨진 노력들이 곳곳에 담겨있다. 우선 모든 서류들은 80년대에 만들어진 타자기로 직접 활자를 치는 정성을 들였다. 신문은 수집가들에게 87년 1월 신문을 받아 고증했다. 당시 종이 질감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서 실제 신문을 인쇄할 때 사용하는 윤전기를 사용해 신문을 찍어냈다.
잡지의 경우에도 80년대 당시에 사용했던 종이를 수소문하여 실제와 거의 똑같이 만들어냈다. 영화 속에 나오는 서체 역시 80년대 사용했던 서체를 그대로 재현했다. 당시 대공수사처, 서울지검 등 80년대에는 관공서마다 사용하는 서체가 조금씩 달랐다. 이에 당시 서체를 쓸 수 있는 장인을 섭외, 한 글자 한 글자 완성해 나갔다.
故이한열 열사의 운동화와 티셔츠 등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품 등에도 제작진의 숨겨진 노력들이 깃들어 있다. 운동화는 촬영을 위해 <1987> 제작진과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가 협약을 맺어 실제 운동화와 똑같이 제작했다.
장준환 감독은 “당시 운동하던 분들은 항상 달려야했기 때문에 신발이 벗겨지지 않도록 신발끈을 묶는 방식도 달랐는데, 그것도 따라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티셔츠와 청바지는 이한열 기념관에 남겨진 옷가지들을 보고 티셔츠 글자 자간까지 그대로 재현, 실제와 똑같이 구현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밖에도 1987년 故박종철 열사가 물고문을 받고 사망한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 고문실은 실제 사이즈와 거의 비슷하게 제작했다. 특히, 고문실 내 욕조는 특수소품팀에서 특유의 무늬까지 재현하는 등 영화에 리얼리티를 불어 넣기 위해 흠잡을 곳 없는 디테일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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