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타워크레인 사고에 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최근 타워크레인 안전사고가 잇따르자 관련 노동자들이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타워크레인 전문인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타워크레인 작업과 안전 등에 관한 교육 및 관리를 대대적으로 손보지 않는 한 타워크레인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늘어나는 타워크레인만큼 전문인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현장 안전에 ‘구멍’이 난 상태다. 국토교통부 ‘건설기계 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의 타워크레인은 총 6,074대에 이른다. 지난 2015년 3,673대, 2016년 5,432대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다. 하지만 타워크레인 전문기술을 가진 인력은 오히려 줄고 있는 실정이다. 관계부처 등에 관련 통계가 없어 업계 동향 등으로 추정한 결과 2000년대 초 850여명에 이르던 전문인력은 현재 650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타워크레인 전문기사는 “한여름과 한겨울에도 수십 미터 상공에서 일하는 타워크레인 작업을 누가 하고 싶겠냐”며 “그나마 돈 좀 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오는 뜨내기들이 있지만 대부분 강도 높은 업무를 버티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규 인력 충원이 쉽지 않은 가운데 기존 인력과 그나마 유입되는 인력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있어야 하는데 이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8일 산업안전보건교육원에서 36시간 교육만 받으면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에서 교육시간을 144시간으로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자격제도 도입을 위한 예산 42억원이 국회에서 삭감되는 등 정부 대책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상길 타워크레인협동조합 이사장은 “타워크레인 작업에는 기계적 감각이 필수이기 때문에 설치·해체 작업을 전문화하고 노하우 전수 등 실무 중심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술이 집약된 타워크레인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기존 인력을 재교육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타워크레인 사망 사고가 이어지자 노동자들은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길거리로 나왔다. 한국노총 전국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올해만 19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다”며 “더는 죽음이 없는 현장을 지키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0년 이상 된 노후장비와 연식을 조작한 장비 등 ‘나쁜 작업’을 전면 거부하겠다”며 “특별안전교육 2시간을 실시하고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자격제도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