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유일하게 따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NBC는 1일(한국시간) “북한이 피겨 종목의 올림픽 종목 참가신청 데드라인인 10월 30일까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참가 의사를 통보하지 않았다”라며 “ISU 역시 북한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게 없다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ISU 규정에 따라 북한이 차지했던 페어 종목 출전권은 차순위인 일본으로 넘어갈 예정”이라며 “일본도 오는 21일까지 ISU에 출전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 피겨 페어의 렴대옥-김주식 조는 지난 9월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2017 ISU 네벨혼 트로피에서 6위를 차지하면서 ‘평창행 티켓’을 차지했다. 올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렴대옥-김주식 조는 네벨혼 트로피에서 자신들의 ISU 공인 최고점(180.09점)까지 경신하며 선전했다. 북한이 일부러 올림픽 출전권의 마지막 자격 대회인 네벨혼 트로피까지 선수를 파견해 자력으로 ‘평창행 티켓’을 확보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물론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도 북한의 평창올림픽 출전에 큰 기대를 걸었다. 특히 IOC는 북한이 출전권을 따지 못한 종목에 대해서는 각 종목 국제연맹과 협의해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까지 마련하며 북한의 참가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북한이 지금까지 유일하게 자력으로 따낸 피겨 종목의 올림픽 출전권까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평창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16~19일까지 목동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렸던 2017-2018 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에 참가신청을 하지 많으면서 평창행 티켓 자력확보의 가능성이 있었던 쇼트트랙 종목을 먼저 포기했다. 쇼트트랙은 1~4차 월드컵 시리즈에서 성적이 좋은 3개 대회 성적을 따져 개인 종목 출전권을 주는데 북한은 1~2차 월드컵 시리즈에만 참가해 결국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북한이 쇼트트랙에 이어 피겨까지 평창올림픽 출전 기회를 포기한 것은 결국 IOC의 ‘와일드카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IOC는 일찌감치 북한이 피겨, 쇼트트랙, 노르딕 스키 등에서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전체 출전권 이외에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을 고려하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유도해왔다. 이에 대해 평창조직위도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북한도 올림픽 참가 여부에 대해 민감한 상태로 알고 있다”라며 “북한 참가 여부를 놓고 국내 분위기가 너무 과열돼 있어서 지금은 차분히 기다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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