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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들, 수능 잘 보려고 ADHD약 오남용? 사실 아냐‥

*사진출처: 소아정신과학회 미디어팀




최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정서행동장애 환자 중, 저소득층의 18세 이하 아동과 청소년 환자 숫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 의원(자유한국당)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한 해 동안 ADHD 등 정서행동장애로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숫자가 총 9만 166명으로, 2012년 대비 24.3%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중 18세 이하 아동과 청소년의 경우 지난 5년간 환자 숫자가 31.2%나 감소했다. 특히 소득 하위 20%(소득분위 1~2분위)의 환자가 소득상위 20%(소득분위 9~10분위)의 25%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소득 가구 아동이 ADHD를 앓을 위험성이 더 높다는 기존의 연구결과와 상반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잘못된 언론보도 행태가 저소득층 ADHD청소년의 치료접근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부 언론에서 고소득층에서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남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저소득층의 치료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한 것.

실제 올해 11월 대부분의 언론은 심사평가원의 빅데이터를 인용해 ‘2016년 기준 월별 ADHD 환자 수는 11월에 2만5천400여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환자 수가 가장 적은 2월의 약 2만1천300명과 비교하면 20% 높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ADHD 치료제를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인한 일부 학부모들이 진료와 처방을 요구해 실제 처방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2016년 심평원 빅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른 보도다. 2016년 월별 환자수를 분석한 데이터를 보면 고3과 재수생이 위치한 15-19세 나이 구간에서 환자 수(남자만)가 많은 달의 순위는 8월(4678명), 7월(4661명), 12월(4634명), 6월(4558명), 11월(4502명) 순으로 나타났다.



수능이 끝난 12월이 수능을 보는 11월보다 환자수가 많았고, 겨울방학에는 적다가 신학기 적응이 필요한 3,4,5,6,7월로 갈수록 환자가 늘어났다. 이는 ADHD치료약을 공부 잘하는 약으로 오남용하는 결과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이와 관련해 11월 2일 식약처는 수능철을 맞아 보도자료를 통해 정상적인 아이가 ADHD 치료제인 ‘메틸페니테이트염산염’ 등을 잘못 복용하면 두통, 불안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심각한 경우 환각, 망상 등의 정신과적 증상 뿐 아니라 자살까지 시도할 수 있으므로 성적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험을 앞둔 아이에게 이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발표가 이어지면서, 정작 ADHD로 진단 받아 자녀에게 ADHD약을 먹이는 많은 부모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ADHD 아동이 아닌 아이를 ‘건강한 아이’가 아닌 ‘정상적인 아이’로 표현해 정신장애에 대한 무지와 편견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ADHD 아이들은 건강한 아이들이 먹으면 큰 부작용이 나는 약을 먹고 있는 별종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표현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전문가는 “약은 건강한 사람보다 환자에서 부작용을 심하게 나타낸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무시하고, 무조건 겁만 주는 방식의 대국민홍보 방식을 이제는 바꾸어야 할 때가 아닌가”라고 한탄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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