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이 연간 3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는 글로벌 항만으로 한 단계 도약한다. 300만TEU는 컨테이너를 한 줄로 연결했을 경우 서울과 부산을 24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21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항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오는 12월27일을 전후해 사상 처음으로 300만TEU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300만TEU 물동량 달성은 지난 2005년 100만TEU를 달성한 지 12년 만이자 200만TEU 달성(2013년) 4년 만에 쓴 새 기록이다. 2016년 실적을 기준으로 글로벌 컨테이너항만 순위 47위에 해당하는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처럼 많은 물동량은 49개 항로로 소화했다. 항로 수 49개는 인천항만공사가 출범한 2005년 26개에서 거의 두 배 늘어난 수치다. 인천항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물동량도 함께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인천항은 신항의 2개 컨테이너터미널이 부분 운영을 하면서 전년 대비 12.7%의 물동량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을 포함한 환황해권 항만 중 제일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 들어서는 인프라 구축이 잇따랐다. 연초 선광신컨테이너터미널(SNCT)이 1개 선석과 터미널 내 컨테이너 야드를 추가로 개장해 완전 가동을 시작했고 이달에는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HJIT)도 완전 개장했다.
항로 서비스를 늘려 화주·포워더 등 이용자의 선택 폭을 넓힌 점도 물동량 증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IPA는 보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시장의 확장성에 주목, 전략적으로 이 지역을 서비스하는 항로 유치에 집중했다. 올해 신설된 4개 항로 중 3개가 동남아 항로였다. 실제 이달까지 인천항과 동남아 주요 국가 간 물동량은 11.0% 증가해 중국과 함께 인천항의 물동량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IPA가 예상하는 올해 물동량 증가율은 13.5% 수준이다. 2016년 57위였던 컨테이너항만 순위가 올해 50위권 초반 또는 40위권 후반대 진입을 넘볼 수 있게 됐다. IPA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연간 400만TEU의 물동량을 처리하는 ‘세계 30위권 항만’을 좌표로 설정하고 인프라 개발과 서비스 개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남봉현 IPA 사장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물동량과 항로 유치 마케팅에 나서 2020년 물동량 350만TEU 달성을 위해 더욱 힘차게 항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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