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다승왕이냐, 공동 다승왕이냐.
시즌 4승의 다승 1위 이정은(21·토니모리)과 시즌 3승의 다승 2위 김지현(26·한화)이 시즌 최종전의 우승을 다툰다. 이정은은 10일 경기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G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5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적었다. 7언더파 공동 선두 이선화(31)와 조윤지(26·NH투자증권)에게 3타 뒤진 공동 8위.
대상(MVP)과 상금왕에 지난주 공동 다승왕까지 차례로 확정한 이정은은 시즌 5승의 단독 다승왕으로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는 자세다. 5승은 상징적인 숫자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상금왕 전인지, 2014년 상금왕 김효주도 5승씩을 올리고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또 이번 대회 우승상금 1억원을 보태며 시즌을 마치면 12억4,600만원으로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2위 기록을 쓴다. 1위는 지난 시즌 박성현의 13억3,300만원이다.
가장 어려운 7~9번홀에서 버디 2개로 기세를 올린 이정은은 13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m에 붙여 또 버디를 잡았다. 이때부터 비바람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이정은은 그래도 15번홀(파4) 3~4m 거리의 버디 퍼트로 선두에 1타 차로 따라붙었다. 16·17번홀에서는 짧은 파 퍼트를 놓쳤지만 장대비와 먹구름에 밤처럼 변한 마지막 홀에서 무난하게 파를 지켰다. 이정은은 최소타수상도 예약한 상황이다. 평균타수 2위 고진영이 2언더파에 그치면서 이정은의 수상은 더 확실해졌다. 최소타수상까지 개인 타이틀 싹쓸이는 역대 여덟 번째다.
상금 2위 김지현은 버디만 5개를 잡는 깔끔한 경기력으로 5언더파 공동 6위로 출발했다. 상금왕을 일찌감치 내준 김지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해야만 타이틀 하나를 챙길 수 있다. 4승이면 이정은과 공동 다승왕이 된다. 전반기에만 3승을 올린 김지현은 좋았을 때의 감을 한 달 전쯤부터 되찾아가는 모습이다.
KLPGA 투어 3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승을 올린 이선화는 자신의 첫 홀인 10번홀부터 5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전반 9홀에 버디만 7개를 뽑는 신들린 감각을 뽐냈다. 티오프 시간이 빨라 비가 오기 전 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이선화는 지난해 LPGA 투어 생활을 접고 국내로 유턴한 선수다.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을 골프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남편의 도움이라고 말한 그는 “최대한 오래 투어를 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조윤지는 사우스스프링스에서의 기분 좋은 기억을 되살려냈다. 그는 2015년 이 골프장에서 열렸던 E1채리티 대회에서 8홀 연속 버디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날 버디만 7개를 기록한 조윤지는 대회 2연패 전망을 밝혔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