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탈당으로 소속 의원이 11명으로 줄어든 바른정당이 ‘중도·보수 대통합’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중도·보수대통합은 오는 13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로운 지도부가 추진한다. 통합 추진 시한은 한 달로 그 안에 성과를 내기로 했다.
당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하자 자력갱생을 고수한 유승민·하태경 등 당내 강경파가 한발 물러서며 ‘통합 추진’ 안(案)을 수용한 것이다.
초대 당 대표를 지낸 정병국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비롯한 의원 4~5명은 유 의원의 ‘마이웨이’를 비난하며 추가 탈당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이들의 강경한 입장에 강경파도 손을 든 셈이다.
바른정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 간담회를 열고 오는 12월 중순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목표로 중도·보수 대통합을 적극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유의동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차기 지도부가 통합 노력을 하게 된다”며 “세부적인 부분은 계속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보수 대통합에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국민의당까지 포함한 3당 통합을 담을 계획이다.
남 지사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국민의당까지 열겠다는 것”이라며 “늦은 감이 있지만 끝까지 노력해 보는 쪽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이에 호응할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두 당 모두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추가 복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머지 바른정당 분들에 대해서는 더는 설득하기 어렵다”며 “이제 (통합의) 문을 닫고 내부화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에 남은 분들과의) 보수우파 대통합은 내년 지방선거와 총선을 통해 국민께서 투표로 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비안철수계와 친안철수계 간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안(非安)계는 안 대표가 제시한 바른정당과의 ‘중도·보수통합론’을 비난하는 상황이다.
비안(非安) 인사인 이상돈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안 대표의 바른정당 통합 논의 제시에 대해 “애초 되지도 않는 바른정당하고 통합한다고 한 것도 우습게 됐다”며 “예고된 대로 당 대표의 리더십이 와해됐다. 이미 (안 대표의) 정치적 자산은 고갈돼버렸다”고 일갈했다.
반면 친안(親安)계는 안 대표에 대한 비판이 도를 넘었다며 강력 반발했다. 박주원 최고위원은 “닭 쫓던 개, 종쳤다, 선을 넘었다, 아마추어다 등등 당 대표를 향해 비수를 꽂은 미스터리한 말에 기절했다”며 “사기를 떨어뜨리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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