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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 故유재하 30주기…'천재 뮤지션'의 짧은 생, 위대한 유산

천재 뮤지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리움은 여전하다. 오늘(1일)은 고(故) 유재하의 30주기다.

유재하는 1987년 11월 1일 향년 25세로 세상을 떠났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강변북로 부근에서 술에 취한 친구의 차를 타고 가다 중앙선을 침범한 택시와 정면 충돌한 것. 유해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 용인 공원묘지에 안치됐다.

/사진=‘사랑하기 때문에’ 앨범 재킷




그는 선후배 및 동료 음악가들이 인정한 천재였다. 한양대학교 작곡과 출신인 유재하는 작곡과 작사는 물론 편곡, 연주까지 해내는 싱어송라이터였다.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여러 악기를 직접 다뤘다.

김현식 등 음악 선배들은 그의 재능을 일찍이 발견했다.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의 키보드 주자로 활동했으며 이후 김현식과는 봄여름가을겨울로 활동했다. 1986년 발표한 김현식 3집에는 유재하의 곡 ‘가리워진 길’이 수록돼있다.

유재하는 1987년 8월 20일, 데뷔 앨범이자 유작이 된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했다. KBS ‘젊은의 행진’에서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부르는 유재하의 모습이 처음이자 마지막 TV 출연이 됐다.

발매 초기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유재하의 1집 앨범은 9곡 전곡이 모두 그의 노래였다. 타이틀곡 ‘사랑하기 때문에’ 부터 ‘그대 내 품에’ ,‘텅 빈 오늘 밤’,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가리워진 길’, ‘지난날’, ‘우울한 편지’가 담겼다. 이후 후배들에 의해 리메이크 되거나 영화에 삽입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유족들은 ‘사랑하기 때문에’의 앨범 수익금으로 유재하 음악장학회를 설립했다. 1989년부터 그의 이름을 따서 ‘유재하 음악경연대회’를 개최했다. 2005년 재정적 문제로 열리지 못한 것을 제외하고 꾸준히 음악가 양성에 힘을 싣고 있다.

1회 대상 수상자인 조규찬을 시작으로 고찬용, 강현민(러브홀릭), 유희열, 심현보, 조윤석(루시드폴), 방시혁, 나원주, 김연우, 정지찬, 스윗소로우, 정준일 등이 모두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



유재하가 세상을 떠난 후, 정확히 3년 만인 1990년 11월 1일. 김현식은 용산구 이촌동 자택에서 간경화로 생을 마감했다. 향년 33세. 뮤지션 선후배이자 동료로서 서로를 아꼈던 만큼 이들의 이른 죽음에 대한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1997년 유재하의 10주기를 추모하는 앨범 ‘다시 돌아온 그대 위해’가 발표됐다. 김현철이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으며 유희열이 편곡을 함께했다. 고찬용, 유영석, 나원주, 신해철, 이적, 이소라 등이 참여했다.

30주기를 맞아 후배들이 다시 모였다. 이번 추모 앨범은 김형석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30년 전 고인의 앨범 커버를 작업한 서도호 작가가 앨범 디자인에 참여한다. 아이돌그룹과 발라드,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선후배 뮤지션이 뜻을 모은다.

유재하 장학재단측은 “헌신적으로 제작에 힘 써주신 김형석님과 서도호 작가님을 비롯해 모든 아티스트분께 감사드린다”며 “여러 아티스트들의 의미가 담긴 앨범인 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들어봐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의 목소리로 그려낸 노래들과 그로 인해 양성된 후배 뮤지션들, 그리고 후배들이 다시 부르는 유재하의 곡들까지. 짧은 생에 비견할 수 없는 큰 유산이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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