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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토르: 라그나로크’, 시리즈 사상 ‘약 빨고 만든’ 짜릿함(ft.맷 데이먼)

영화 속 형제들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형보다 나은 아우’가 탄생했다. ‘토르’ 3번째 시리즈 ‘토르: 라그나로크’가 시리즈 중 가장 매력적인 만듦새를 보였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토르: 라그나로크’(감독 타이카 와이티티)가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됐다. 2011년 ‘토르: 천둥의 신’, 2013년 ‘토르: 다크 월드’ 이후 4년 만에 찾아온 시리즈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마블 최초의 여성 빌런 헬라(케이트 블란쳇)에 맞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가 헐크(마크 러팔로)와도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토르와 로키가 아스가르드의 종말을 막기 위해 사카아르 행성과 지구를 바삐 오간다.

영화들이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가지는 딜레마가 있다. 초반 정체성을 고수함과 동시에 새로운 세계관을 확장시키기란 결코 쉽지 않은 문제. 하지만 이번 ‘토르’에서는 또 다른 세계관을 선보임과 동시에 기존 시리즈보다 더욱 화끈한 재미까지 모두 선사한다. 서사, 액션, 웃음, 끈끈한 동료애의 감동 등을 영리하게 버무렸다. 시리즈 확장의 올바른 예다.

이번 편에서도 ‘형제의 난’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토르와 로키의 싸움이 전편에서 겨우 가라앉았나 싶지만, 로키의 ‘악마 본성’이 다시금 꿈틀대며 토르를 도발한다. 아스가르드를 지키기 위한 둘의 공조 가운데 역시나 ‘밉상’을 담당하는데, 결코 밉지가 않다. 로키의 얄궂은 행동이 모두 유머로 승화돼 애착이 갈 정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중 ‘토르’에서는 악당마저 정감 가는 기이한 매력이 있다. 로키의 활용처럼 ‘유머와 익살’, ‘허당미’가 기저에 깔렸기 때문이다. ‘토르’의 등장인물은 선인이나 악인이나 늘 삐끗대는 실수로 피식 웃음을 유발한다. 이 신(神)들은 결정적인 순간일수록 더 큰 실수를 벌여 인간미마저 갖춘다. 그 매력이 친근하다 못해 귀여울 정도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번 시리즈를 채우는 얼굴들은 한층 다채로워졌다. MCU 최초이자 최강 여성 빌런 헬라로 케이트 블란쳇을 낙점한 것은 묘수였다. 죽음의 여신답게 날선 블랙 코스튬과 스모키 아이가 돋보이는데, 섹시함과 퇴폐미로 극을 압도한다. 케이트 특유의 저음 발성이 빌런에 덧입혀지니 더 없이 완벽하다. 그의 손아귀에 토르의 무기 묠니르가 아스러지는 장면이 압권이다.

헬라와 함께 돋보이는 여전사 캐릭터 발키리(테사 톰슨)는 토르와 손을 잡고 정의로운 활약을 펼친다. 마크 러팔로는 브루스 배너 박사와 헐크를 오가며 이번 ‘토르’를 ‘헐크 스핀오프’ 격으로 만든다. 그만큼 헐크의 매력이 쉴 새 없이 드러난다.



토르와 닥터 스트레인지의 조우도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에 맥을 추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토르의 모습에 폭소를 터뜨릴 수밖에 없다. 중반에 맷 데이먼이 아스가르드인으로 깜짝 출연해 뜻하지 않은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출연진 저마다 선보이는 캐릭터의 매력만으로도 모자라 OST가 극도의 짜릿함을 배가시킨다.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이 초반부터 결정적인 시퀀스들을 장식하는데, 신디사이저로 탄생한 OST들이 총천연색 배경과 어우러지니 환상적이다. 앞선 시리즈에서 느끼지 못했던 사이키델릭 스타일이 이번 ‘토르’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 새로운 감각으로 관객들을 흥분케 한다.

이로써 마지막 쿠키로 예고한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로의 확장이 더욱 기대되는 바다. 25일 국내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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