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에 부동산 개발 사업에 뛰어든 후 채 20년도 안 돼 자산 2조원이 넘는 부동산 개발, 금융 그룹을 일군 문주현(59·사진) MDM그룹·한국자산신탁 회장. 그는 미친 듯 일하고 남들보다 좀 더 미래를 내다본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자평한다.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강연에서 문 회장은 “청년들이 간절함과 혜안으로 자신감을 갖고 도전한다면 반드시 창업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시골 촌놈이라고 소개한 문 회장은 “예비창업자에게 한마디만 조언하라고 한다면 ‘오기를 가져라’일 것”이라며 “누구나 콤플렉스를 갖고 있지만 이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하는지에 따라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문 회장은 오기로 뭉친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전남 장흥 득량만을 낀 시골 마을에서 농사가 싫어 18세 때 인근 광주의 직업훈련원으로 탈출했다. 그 후 검정고시를 거쳐 25세에 경희대 회계학과에 늦깎이로 입학했다. 지난 1990년대 나산그룹에 입사한 후 미친 듯이 일해 입사 7년 만에 그룹 내 ‘36세 최연소 이사’ 타이틀도 땄다. 그리고 외환위기가 터졌다. 문 회장은 “조직 안과 밖에서 자신의 역량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실직한 후에야 깨달았고 그것이 곧 창업의 길로 이어졌다”고 회상했다.
1998년 4월 10평 남짓한 사무실에서 자신의 성을 딴 ‘MDM’ 간판을 내걸고 홀로 시작한 부동산 개발(디벨로퍼), 마케팅 사업은 쾌속 질주했다. 주택수요자에게 맞춤형 아파트를 제공한다는 당시로는 생소한 마케팅으로 디벨로퍼로서 명성을 얻었다. 9년 동안 전국 택지 약 300만㎡(90만평), 총 10조원에 달하는 개발 사업을 맡았다. 그동안 경기 수원 광교, 부산 해운대 등 남들이 손대지 않은 곳을 골라 개발에 나선 아파트·오피스텔·상가 사업들이 족족 대박을 쳤다.
그는 “적어도 10년 후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아이디어가 곧 창업의 성공 요건”이라며 “예비창업자들은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 ‘알을 보고 새를 그리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회장에게 성공의 의미는 일회성이 아닌 성장의 연속이다. 2010년 캠코의 자회사였던 한국자산신탁 인수전에서 하나은행과 MDM이 맞붙자 금융계에서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고 평했지만 결국 MDM이 자산신탁을 가져갔다. 자산신탁은 지난해 상장했다. 현재 MDM그룹은 부동산개발회사 MDM을 비롯해 한국자산캐피탈·한국자산에셋운용 등을 거느리고 있다.
여전히 배가 고프다는 문 회장은 “100세 시대에 이제 겨우 환갑을 앞둔 나이인 만큼 새로운 창업을 꿈꾸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과 금융을 결합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으며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저마다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지금 존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라고도 조언했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을 맡고 있는 문 회장 자신도 “디벨로퍼는 그냥 집 짓는 사람이 아니라 침체된 도심을 재생시키는 사명이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들이 창업을 시도해보기도 전에 자금 부족과 실패부터 걱정한다”며 “그러나 한 번뿐인 인생에서 도전하지 않아 후회만 남는 인생을 살기보다 여한 없이 실패하고 도전하며 후회 없이 사는 인생을 더 가치 있게 여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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