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주민투표 자체를 부정하며 독립 행보를 적극적으로 저지하겠다고 맞서 양측의 대립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날 주민투표가 무산됐다고 선언하며 카탈루냐의 독립 가능성을 일축했다. 라호이 총리는 “오늘 카탈루냐의 독립투표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스페인 국민은 법치가 견고하게 작동하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헌법에 반하는 이러한 투표는 법치에 대한 공격”이라며 “카탈루냐는 아무런 소득도 없는 새로운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스페인 정부가 투표를 무력 저지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해야만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옹호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경찰력을 투입해 투표소 1,300여곳을 사전 봉쇄하고 투표용지와 투표함을 강제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경찰이 고무탄을 쏘는 등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시민들과 충돌해 수백명이 다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편 카탈루냐 자치정부 측은 스페인 정부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예비집계 결과 투표한 유권자 중 90%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호르디 투룰 카탈루냐 자치정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개표가 진행된 226만표 중 202만이 찬성으로 집계됐다”며 분리독립 투표가 가결됐다고 전했다.
이에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최종결과가 나오는) 향후 며칠 내 투표 결과를 카탈루냐 의회에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최종 결과 발표 후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언하고 스페인 정부와 협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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