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에 달하는 황금연휴를 맞아 올 추석 연휴 서울 곳곳이 거리예술로 물든다.
5~8일 서울광장과 도심 일대에서 진행되는 ‘서울거리예술축제 2017’은 영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등 해외 작품 총 16편을 포함, 총 8개국 48편의 거리예술 공연을 선보이는 자리다. 특히 가족과 함께 서울에서 추석 연휴를 보내는 시민들을 위해 전 공연 무료로 진행한다.
공연이 집중되는 광화문 광장은 지난해 촛불로 물들었던 역사적 현장이다. 이에 축제 운영위는 올해 축제 주제를 ‘유쾌한 위로’로 정하고 광장의 역사를 축제에 녹이는 한편 청년부터 소외계층까지 다양한 이들을 아우르는 공감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올해 축제에는 해외 공연팀과 서울시민이 함께 만드는 공연이 많아졌다. 축제 개막작인 ‘무아레’는 스페인·아르헨티나 출신 배우들로 구성된 보알라와 영국의 락밴드 뒤샹 파일럿이 선보이는 공중 퍼포먼스 공연. 특히 개막 당일인 5일 이승환 밴드가 참여해 ‘물어본다’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등 가수 이승환의 히트곡과 함께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스 예술단체 ‘컴퍼니 아도크’가 선보이는 ‘비상’에는 한국 청년들의 고민과 꿈, 희망이 녹아든다. 컴퍼니 아도크는 지난 2015년 서울거리예술축제의 전신인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 현대 노인문제를 다룬 ‘아름다운 탈출’이라는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던 단체. 이번 공연에서 이들은 ‘오늘날 젊은이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프랑스 청년 배우 9명과 한국 청년 배우 9명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광화문 광장에서 펼쳐지는 설치형 퍼포먼스 ‘키프레임’은 국내 중고등학생들과 워크숍을 진행하며 그들의 움직임을 작품에 담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라메르세 축제, 싱가포르 나이트 페스티벌 등 주요국 축제에 참가했던 이 작품은 98개의 반짝이는 조형물로 다양한 신체동작과 움직임을 표현한 작품. 특히 이번 전시에서 프랑스그룹 랩스는 태권도와 격투 등 특별 테마를 마련했고 음악도 지난 겨울 광화문의 함성과 전인권, 배호 등 국내 대중가수의 음악을 모티브로 한 독특한 음향효과를 더했다.
거리에서 펼쳐지는 무용 공연 역시 특별한 볼거리다. 5~6일 광화문광장에서 펼쳐지는 프랑스 얀 뢰르 무용단의 ‘그래비티.0’은 트램펄린과 구조물 위에서 중력을 거스르거나 이용하면서 다양한 동작을 펼쳐 보인다. 관객과 예술가, 신체와 공간 사이에 질문을 던지는 얀 뢰르 무용단은 이번 공연에서 다양한 개성을 가진 구성원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지를 무용으로 표현한다.
현대 무용계의 블루칩 LDP무용단도 이번 축제를 통해 처음으로 거리 공연에 나선다. 2001년 창단 이후 실험과 도전을 거듭해온 LDP무용단은 올 초 선보였던 신작 ‘룩 룩’의 무대를 거리로 옮겨온다. ‘보는 것(Look)’의 의미를 탐구하는 이 작품은 형형색색의 의상이 오브제가 되어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축제를 주최·주관한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거리예술창작지원 선정작도 이번 축제에서 소개된다. 지난해 선정작인 ‘고물수레’는 배우가 아닌 로봇인형을 할용해 폐지 줍는 할머니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예술과 과학기술을 접목해 우리 사회의 소외된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밖에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3편의 영국 초청작도 선보인다. 아트서커스 ‘스매시’ 영국에서 온 소리 탐사대 요원들과 함께 땅속에서 흐르는 특별한 소리를 찾아보는 ‘소리탐사대’ 다양한 몸짓으로 교감의 순간을 표현한 ‘나를 던져줘’ 등 세 편이다.
축제의 마지막은 스페인 데브루 벨자크의 ‘불꽃을 따라’와 국내 예술불꽃 화랑의 ‘트랜스포밍 서울’, 국내 인디밴드 아시안체어샷이 장식한다. 축제 마지막날인 8일 오후 7시 세종대로에서 서울광장까지 이동형 공연으로 진행되며 화려한 불꽃과 불기둥 등 다양한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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