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측에 대화를 열어두고 있다 밝힌 가운데 과거 미국 정부의 대북협상 경험자들이 ‘전제 조건 없는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해졌다.
1990년대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정부의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가 요미우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가 상황은 (과거보다) 심각하다”고 발언했다.
갈루치 전 특사는 그 이유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데다 미국에 대한 공격력 확보에 근접하는 상황에 한·일을 공격할 능력을 이미 갖췄다는 점과 북미 지도자가 비교적 새롭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꼽았으며, 나아가 “특히 경험부족 지도자가 대치하는 이번에는 오판과 적의의 단계적 확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예측할 수 없는 사태로 발전하는 것에 대한 위기감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이 현재 경제 지원보다 체제 유지를 목표로 하는 만큼 미국과의 대화에 응할 여지는 남아있다며 “북미 양측이 전제 조건 없는 협상을 시작, 협상을 계속하기 위한 조건을 서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 9월 6개국 간 공동성명 마련 작업 등 제2차 핵 위기시 대처한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 역시 “미국이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고 계속 보여주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으며 한 매체를 통해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부르면서 직접대화를 거부했던 일을 빗대어 “부시 정권 초기의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고 전한 바 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 합의를 준수할 것인가 하는 우려도 (항상) 따라다닌다”며 신뢰관계 구축의 어려움을 지적했다고 덧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연합뉴스]
/이정인기자 lji363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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