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시계, 화재경보기 등으로 위장한 카메라를 구매대행 형태로 중국에서 대량 밀수한 일당이 검거됐다. 또 이 카메라를 모텔이나 화장실 등에 설치해 성관계 장면 등을 촬영한 일당도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일 위장형 카메라 3,568점을 중국에서 밀수해 7억9,000만원 상당을 시중에 불법유통한 혐의로 A씨(41) 등 밀수·판매업자 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적합인증과 안전확인을 받지 않은 위장형 카메라를 구매대행인 것처럼 위장해 중국에서 밀수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전기제품을 수입할 때 ‘안전확인’을 신고하고 신고번호가 표시된 배터리만 수입할 수 있지만, 위장형 카메라처럼 배터리가 제품 내에 들어가 있는 일체형 제품은 통관 시 일일이 뜯어서 신고번호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했다.
경찰은 또 이 카메라를 구입해 모텔 등에 설치한 후 불특정 다수의 성관계 장면 등을 147회(120명) 불법촬영한 혐의로 B씨 4명을 형사입건하고, 이중 2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2016년 2월부터 올 8월까지 자신이 근무하는 모텔의 객실에 탁상시계형 위장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 50쌍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 C씨는 손가방형 위장카메라로 클럽 등에서 만난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62회(12명)에 걸쳐 촬영했고, D씨는 손목시계처럼 생긴 카메라로 여자친구와의 성관계 장면 등 5회에 거려 2명의 신체를 불법촬영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이 찍히는 줄도 모르는 위장형 카메라가 국내에 대량 밀수·유통되고, 불법촬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점이 확인됐다”며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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