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닐 고서치 연방대법관이 2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호텔에서 연설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서치 대법관은 이날 낮 비영리단체 ‘미국학기금’의 창립 50주년 행사 오찬 연설에서 대법관으로서의 업무에 만족감을 표하면서 자유 언론과 시장 경제, 인권 존중 등 ‘미국의 가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연설 장소가 백악관 인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이라는 점이 문제가 됐다. 시민단체와 법조계, 학계 인사들은 그간 고서치 대법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이 호텔에서 연설하는 것은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연설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고서치 대법관의 연설이 열리는 낮시간 호텔 앞에는 50여 명의 시위대가 “연방대법원이 정의의 중재자로서의 평판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며 항의 시위를 펼쳤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성명을 내 “우리가 그의 인준청문회에서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던 이유가 있다”고 비판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대법관들도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취하는 기관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소송에 휘말려있는 대통령 소유 호텔에서 한 연설은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앞서 약 200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과 골프장, 그리고 기타 소유물에서 나오는 과외 소득을 취해 헌법을 위반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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