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섬 ‘아궁화산’의 화산지진이 빈발하며 분화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5만명에 달하는 주민들도 대피한 상태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는 25일 홈페이지를 통해 24일 하루 동안 아궁 화산 지하에서 모두 920건의 화산지진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 화산지진 발생 건수(447건)의 두 배가 넘는 횟수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지표면 근처에서 나타나는 ‘얕은 지진’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PVMBG에 따르면 19일 20건(4.5%)과 20일 9건(1.4%)에 불과했던 얕은 지진은 21일 82건(12.2%), 22일 119건(17.0%), 23일 172건(26.0%), 24일 350건(38.0%)으로 점차 횟수를 늘려갔다. 25일 오전 0시부터 6시 사이에는 전체 화산지진(227건)의 절반인 102건이 얕은 지진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PVMBG 관계자들은 “얕은 화산지진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22일 오후 8시 30분을 기점으로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였다. 대피구역의 반경도 9.0∼12.0㎞로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아궁 화산 주변에선 피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하고 현재까지 4만 8,540명의 주민이 임시대피소에 수용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3만 5,000여 명)보다 1만명 이상 늘어난 수다. 수토포 대변인은 “아궁 산은 임계 국면에 들어섰다. 다만 지난 22일 경보단계가 최고 단계로 격상됐다고 해서 분화가 임박했다는 보장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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