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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 1년] 기업 접대비 지출은 줄었지만 접대문화 음지화 등 부작용도

"불법적 행위 촉진 기제로 작용" 우려

상장사 777곳, 접대비 6% 감소에 그쳐

김영란법 외 윤리 이슈 둔감해지는 현상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후 기업의 접대 문화가 음지화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회계상 접대비 지출은 줄었지만 정작 필요한 응대가 어려워지는 문제도 벌어지고 있다.

24일 서강대 지속가능기업 윤리연구소에 따르면 한양대 정석윤·최성진 교수는 ‘김영란법 전후 기업의 접대비 지출 비교’ 논문에서 “양지에서 관리되던 접대가 음지로 숨어들어서 더욱 불법적 행위를 촉진하는 기제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마케팅 역량과 구매 담당자 관리가 중요한 사업 분야는 법이 규정한 한도와 범위가 과도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재에 방점이 찍히다 보니 정작 필요한 영업 활동이 제약을 받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김영란법 시행 후 접대비 자체는 줄었지만 폭은 크지 않았다. 정 교수와 최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상장기업 777곳의 분기당 평균 접대비 지출은 법 시행 전 2억9,300만원에서 시행 후 2억7,200만원으로 6.4%(1,900만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다른 윤리적 문제에 비해 ‘금품 액수’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영균 서강대 교수와 오세형 한양대 교수는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윤리적 민감성 변화에 대한 연구’에서 “김영란법이 다루는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외의 윤리적 이슈에 덜 주목하게 되는 ‘윤리적 둔감 현상’도 일어났다”며 “공무원 등 사회 공익에 기여하는 중요한 개인들이 특정 법률이 요구하는 범위의 윤리적 이슈에만 몰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일정액 이상 금품이 오가는 것과 청탁을 하는 것이 ‘부적절한 행위’라는 강력한 사회적 신호를 줬다”며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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