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에 대해 “지금 필요한 일은 대화가 아니라 압박”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지칭하며 미국과 동맹에 위협이 될 경우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기조에 보조를 맞춘 것이다.
아베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을 통해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이 필요하다. 북한의 도발을 끝낼 수 있을지는 국제사회의 단합에 달렸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던 시도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며 “북한에 있어 대화는 우리를 속이고 시간을 버는 최상의 수단이었다. 어떤 성공의 희망을 품고 똑같은 실패를 3번이나 하려고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아베 총리는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모든 물자와 자금·인력·기술의 대북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향해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모든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을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 있다’는 미국의 대북 태도를 일관되게 지지한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일본은 미일동맹, 한미일의 결속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행정부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군사옵션을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태도와 궤를 같이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압박하는 데 지속해서 전력을 쏟을 것”이라면서도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고 만약 우리 자신과 동맹국들을 보호해야 한다면 우리는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해서 그렇게 할 것”이라며 말했다. 외교·경제적인 압박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군사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음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