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즐길 수 있는 역사 소재에 이병헌 등 화려한 캐스팅 ‘남한산성=김훈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남한산성’(15세 관람가)은 내달 3일 개봉을 확정지었다. 영화는 1636년(인조 14년) 병자호란 당시 청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들고, 추위와 굶주림,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 속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사이에서 인조(박해일)의 번민은 깊어진다. 청의 무리한 요구와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조선의 고립무원 상황이 스크린에 비장하게 펼쳐진다. 영화 ‘남한산성’은 막강한 티켓 파워에 20대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는 이병헌을 비롯해 김윤석, 박해일 등의 뛰어난 연기로 인해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강효미 퍼스트룩 이사는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역사물이라는 점에서 추석에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을 것”이라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조우진 등 모든 배우들의 연기 또한 기대 이상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이야기 따뜻하고 재밌게 그린 ‘아이 캔 스피크’=세 작품 가운데 가장 먼저 관객을 찾은 작품은 21일 개봉한 ‘아이 캔 스피크’(12세 관람가)다. 이 영화는 구청에서 일하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이 구청 블랙리스트 1위에 오른 ‘민원왕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의 개인 영어 선생님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다.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옥분의 영어 선생님이 된 민재가 옥분이 일본군 위안부였었다는 사연에 충격을 받고 영어를 배우려는 이유를 알게 되면서 슬픔에 젖지만 이내 힘을 합쳐 씩씩하게 극복한다는 희망찬 메시지가 담겨있다. 김현석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언론과 평단뿐만 아니라 일반 시사회를 본 관객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임진희 그린나래미디어 과장은 “남성 캐릭터 중심의 남성 영화가 주를 이룬 상황에서 여성이 소외됐는데, ‘아이 캔 스피크’의 경우는 여성 문제이기도 하면서 역사 문제이기도 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깊이 있게 그려 여성관객뿐만 아니라 남성 관객 그리고 전 연령대로부터 감동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2030 젊은 관객 타깃 ‘킹스맨 : 골든 서클’=오는 27일 개봉하는 ‘킹스 맨 : 골든 서클’은 청소년관람 불가로 경쟁작에 비해 관객 타깃이 가장 좁다. 주로 20~30대의 젊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청불 외화임에도 2015년 612만명을 모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의 속편이다. ‘킹스맨:골든 서클’은 비밀리에 세상을 지키는 영국 스파이 조직 킹스맨이 국제적 범죄조직 골든 서클에 의해 본부가 폭파당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형제 스파이 조직 스테이츠맨과 함께 골든 서클의 계획을 막기 위한 작전을 시작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액션물이다. 전편이 한국에서의 흥행에 대한 보답과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주연 배우인 콜린 퍼스, 태런 에저튼, 마크 스트롱 등이 21일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을 방문했다. 첫 내한한 퍼스는 “킹스맨‘과 한국은 매우 특별한 관계다. 한국에 오는 것을 우선 순위로 생각했다”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애저튼은 “한국의 ‘치맥’은 세계 최고”, 스트롱은 “한국에는 정말 놀라운 팬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한국 팬들에 감사를 표했다. 김 영화시장분석가는 “현재 20대가 열광해 청불 외화로는 이례적으로 600만 명을 넘긴 ‘킹스맨’의 속편에 대한 20대의 충성도가 이번에도 나타날 것”이라며 “지난 여름 시장을 주도했던 건 20대였고, 기대작들이 외면받고 20대들이 좋아하는 배우지만 중장년층에게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배우 박서준과 강하늘이 주연한 ‘청년경찰’이 550만 명을 넘긴 것 역시 추석 시장에서 20대가 주요 관객이 될 가능성인 높다는 시그널”이라고 설명했다.
◇두번째 ‘천만 영화’ 주인공은?= 업계에서는 올 여름 관객 수가 저조했는데 이 기간 동안 극장을 찾지 않았던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경우 연휴 기간에만 1,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추석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전망이 적중할 경우 ‘택시운전사’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나올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관객의 연평균 관람 횟수가 9~10편인 점을 감안하면 여름에 극장을 찾지 않아 추석에 영화를 볼 잠재관객은 현재 200~400만 명 정도가 된다”며 “이들이 전부 극장을 찾게 되고, 긴 연휴 기간 여러 편의 영화를 본다면 이번 추석 시장 관객은 역대 최고를 기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통적으로 추석 시장은 1위가 600만 명 전후로 독식하는 시장이었다”며 “그런데 잠재 관객들이 연휴 기간에 극장을 찾을 경우 올해는 1위는 800만 명 이상을 가져갈 것이고, 2위권도 600만 명 이상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