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문재인 정부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를 두고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는 않아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현직 국방장관이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노선이 자중지란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온 송 장관은 “본래 제가 입각하기 전에 한두 번 뵌 적 있지만 문정인 교수는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랑은 상대할 사람이 아니구나 (생각)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날선 얘기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문 교수 발언에 관한 송 장관 생각을 물으며 나왔다. 정 의원은 “아무리 교수 겸 특보라고 해도 북한 핵 동결 대가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얘기하고, 송 장관이 국방위 현안 보고에서 참수작전을 언급한 것을 부적절하다고 했다”며 송 장관에게 왜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지 물었다. 정 의원은 또한 “문 특보가 김정은 심기 경호 같은 말을 하고 있다”며 “이런 것에 침묵하면 군 사기가 어떻게 되겠는가. 미국도 있는 참수작전 얘기를 꺼냈는데 부적절하다니 이게 통일외교안보 특보 입에서 어떻게 나올 수 있나”고도 물었다. 송 장관은 본인이 참수작전을 언급한 것이 부적절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문 교수 의견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송 장관이 ‘전술핵 재배치’ 관련해서도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미국 매티스 국방장관이나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회의하면서 국익이나 안보 차원에서 (전술핵 재배치 관련) 여론이나 의원들 얘기를 지렛대로 이용한 것이라고 지난 2일 공항에서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미국의 핵무기 확장 억제 정책에는 이의가 없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4일에는 (북한이) 수소탄과 같은 위력 있는 무기를 실험한 후 국방장관으로서 모든 걸 검토하겠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런 걸 지렛대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미로 깊이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미 국방장관, 전략사령관, 태평양사령관,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많은 것을 확인했다”며 관련 내용을 여기서 공개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도 말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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