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으로 파열음을 빚고 있는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가 18일 열 예정이었던 창립 84주년 기념식 행사를 취소했다.
축구협회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정몽규 회장을 포함해 주요 회장단 직원 등 1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창립 기념식을 열 계획이었다.
매년 챙기던 행사였지만 올해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도 확정한 뒤라 9회 연속 본선행 달성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지난 14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어떤 형태로든 한국 축구를 위해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뒤 히딩크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는 국내 여론이 들끓으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히딩크가 3개월 전에 대표팀 지휘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도 전해지자 축구협회를 향한 질타도 쏟아졌다. 애초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히딩크 감독 측에게서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후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진실 공방’도 일었다.
내적으로 최근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 12명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된 것도 행사를 열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협회는 임직원 배임 혐의와 관련해서도 공식 사과나 보도자료 대신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는 것으로 무마해 비판을 받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연례행사로 창립 기념식을 열 계획이었지만 협회 안팎 상황이 안 좋아 지난 주말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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