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 5단지 전용면적 76㎡의 실거래가가 결국 16억원 선으로 올라섰다. 최고 50층 재건축 계획안의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통과가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이달 들어 거래된 4건의 평균 매매가는 15억3,000만원이다. 잠실주공 5단지의 가격 상승에 힘입어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도 나 홀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둘째주 서울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77% 상승했다. 8월 첫주(0.77%)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정부의 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지난 6일 최고 50층 규모로 재건축하는 안이 확정되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0.03% 하락하는 등 3주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고 강동구(0.00%)와 서초구(0.04%)가 보합 또는 소폭 상승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다만 송파구 역시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은 편이다. 잠실주공 5단지 등 개발 호재로 기대감이 높지만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대한 부담으로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잠실주공 5단지 내 K공인 대표는 “전용 76㎡의 경우 15억5,000만~16억원 사이에 호가가 형성돼 있는데 최근 매물이 계속 쌓이고 있다”며 “워낙 짧은 주기에 호가가 1억에서 1억5,000만원가량 오르다 보니 거래가 잘 안 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분간은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잠실주공 5단지 사업시행인가 시점에 다시 한 번 가격 상승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고 있어 현시점에서 선뜻 매수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잠실 인근 J공인 대표는 “주변에서 팔 사람은 무조건 팔고 살 사람은 무조건 사라고 권유하는 분위기”라며 “그만큼 시장을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실제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 가운데 호가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거래가 안 되니 앞으로도 크게 오르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시중 유동자금이 워낙 풍부해 큰 폭의 하락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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