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발레를 할 때 너는 무슨 생각을 하니”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평균 키 130~140㎝의 소년 5명이 차례로 무대로 뛰어오른다.
“저 새들처럼 높이 날아오르는 짜릿한 그 느낌 불꽃 튀듯이 전기가 흘러 자유를 얻죠.”
수줍은 기색 없이 발레 동작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이 소년들은 1년간 빌리 스쿨의 혹독한 훈련을 거쳐 탄생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주역 천우진(13)·김현준(12)·성지환(11)·심현서(10)·에릭 테일러(10) 등 5명의 소년이다.
12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오는 11월28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출연진 59명이 모였다.
2010년 국내 초연 이후 7년만에 공개되는 ‘빌리 엘리어트’는 엘튼 존 작곡, 리 홀 극복, 스테판 달드리 연출로 2005년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5개 대륙에서 1,100만여명에 달하는 관객몰이에 성공한 흥행 뮤지컬이다.
5명의 소년들은 지난해 4월부터 총 세 차례 오디션을 거쳐 선발됐다. 지난 1년간 빌리 스쿨에서 발레, 탭댄스, 아크로바틱, 스트릿댄스 등은 물론 복싱과 발성, 노래, 연기 교육까지 받았고 앞으로 성인 연기자들과 함께 16주간 본격적인 공연 연습에 들어간다.
5명의 빌리를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심현서 군은 “매일 6시간씩 연습했지만 형들과 함께 연습하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며 “이렇게 좋은 뮤지컬에 출연하게 되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식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성인 연기자들 역시 자리를 같이 했다. 무뚝뚝하지만 넘치는 부성애로 아들 빌리의 꿈을 지원해주는 아버지 역으로 처음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김갑수는 “해외에서도 보러 오는 최고의 ‘빌리 엘리어트’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할머니 역으로 선발된 배우 박정자는 “모든 무대는 신인이 된 마음으로 오른다”며 5명의 빌리와 눈을 맞추며 “최고의 할머니가 될테니 많이 도와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앞으로 16주간 연습, 7주간의 무대 셋업 및 연습을 거쳐 정식 공연에 돌입한다.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11월28일 개막하며 내년 5월7일까지 공연한다.
뮤지컬 제작을 맡은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치열한 삶의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빌리 엘리어트’는 2000년대 들어 나온 뮤지컬 중 최고의 감동을 선사할 작품”이라며 “발레리노를 꿈꾸는 어린 소년의 열정과 도전정신이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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