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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북제재안 채택] 美, 동남아 등 미이행 국가엔 세계은행 차관 중단

■ 중·러에 막힌 美, 독자제재 카드는

中 대형은행까지 '세컨더리 보이콧' 추진

일각선 제재 회의론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11일(현지시간)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안의 수위가 미국이 마련한 초안보다 대폭 낮아진 가운데 미국 의회가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독자 제재안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미 의회가 공개한 의안 정보에 따르면 미 하원에서는 ‘2017 세계은행 책임법(World Bank Accountability Act of 2017, H R 3326) 수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7일 마련된 이 수정안에는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저개발국가들이 대북관계를 근절해 안보리 제재에 동참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조항이 추가돼 있다. 수정안은 특정 국가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의도적으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재무장관이 세계은행의 미국 측 상임이사를 통해 해당 국가에 대한 국제개발협회(IDA) 차관 제공에 반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IDA 차관 공여 대상은 1인당 소득 1,215달러(2016년 기준) 미만 77개국으로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아프리카·중동·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도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에 대한 제재인 ‘세컨더리보이콧’을 중국 은행들에 적용할 것을 행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소속 에드워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중국 대형은행들에 대한 독자 제재를 요청했다고 10일 워싱턴포스트(WP)가 사설을 통해 공개했다. 하원 외교위가 제재 대상으로 지목한 은행들은 농업은행·초상은행 등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우리는 이들(중국 은행들)에 제재를 가할 결심을 하지 못했으나 이제는 대규모 압박을 가할 때”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 정부가 관여하는 대형은행들을 독자 제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북한으로 흘러들어가는 돈줄을 원천 차단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목을 조를 경우 미중관계를 악화시키고 대북 제재를 위한 협조를 구할 수 없게 된다는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다만 워싱턴 정가 일각에서는 미국이 독자적으로 제재 수위를 아무리 높인다고 해도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WP는 이날 “(경제 제재에 깔린) 아이디어는 한 국가 지도자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가 너무 클 경우 방향을 바꾸기로 결심한다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다른 나라와 다르며 북한 지도부는 우리가 기대한 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풀을 먹을 것”이라며 대북 제재 강화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밝힌 바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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