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추가 배치를 계기로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가 현지에 진출한 일부 대기업뿐 아니라 금융과 문화·사회 전반으로 번질 조짐이 일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사드 보복에 시달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 등 3개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해 기업들의 피해확산 우려를 부추겼다. S&P는 이들 회사의 판매실적 저하를 지적하며 “중국에서 양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몇 개월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8일 중국 현지의 한 금융시장 관계자는 “우리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강행을 계기로 중국 금융가 주변에서는 중국 당국이 다음달 만기를 앞둔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조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들 사이에서는 중국 당국이 자금 문제가 생긴 한국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문제 삼아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면서 자금대출을 꺼리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문화·사회 전반에 대한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의 고삐도 다시 조이고 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최근 중국 당국이 뚜렷한 이유 없이 한국 관련 출판물을 승인하지 않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국 공연을 앞둔 한국 공연기획사 뮤지컬의 경우 중국인 배우로 교체할 것을 요구하거나 한국 배우의 출연을 금지하는 압박 조치도 보고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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