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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이중잣대

"한국 브랜드 고전은 경쟁력 저하 탓" 주장

대북제재 따른 자국 수산업 피해는 부각

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문제 삼으며 노골적으로 한국 기업에 보복을 가하는 가운데 베이징의 현대자동차 매장이 방문고객 한 명 없이 썰렁한 모습이다. /서울경제DB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보복조치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롯데마트 등 한국 기업들에 대해 “경쟁력이 떨어져 외면당하고 있다”는 적반하장 격의 주장을 내놓았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중국 업체들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미국 등의 대북 압박조치에 따른 자국 산업의 피해를 부각시키고 있는 중국의 이 같은 주장은 안보 이슈에 대해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한국 자동차 판매 중단은 사드에 대한 보복 제재가 아니다”라며 “지난해부터 국산차의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국산차를 쓰려고 한 것이 (보복 제재처럼) 비쳐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최근 중국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실적이 둔화하는 것은 사드 때문이 아니라 중국인들의 기호와 급변하는 환경에 한국 기업이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중국 자동차 전문가인 펑스밍을 인용해 “베이징현대의 부품 업체 대금 미지급 사태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들의 성장 속에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을 보여준다”며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영광스러운 날들은 지나갔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대차의 올 상반기 판매 부진은 사드 갈등에 따른 중국 내 반한정서와 불매운동의 영향보다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시장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탓이라면서 “지금은 지리 등 중국 토종 업체들이 가격과 디자인, 제품 성능 면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며 급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사드 보복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에 대해서도 “롯데의 현지화 전략이 중국인 소비자에게 통하지 않았고 온라인 쇼핑의 성장이 시장 점유율 급락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사드 보복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를 애써 외면한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에는 중국 랴오닝성 업체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로 인해 북한 수산물 수입을 못하게 돼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르포 기사를 내놓은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베이징 주재 일본 외교관은 “중국이 사드 보복 압박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에 따른 정당한 조치인 것처럼 주장하고 북핵 이슈와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피해자 입장을 강조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이중적인 잣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현대차와 롯데·아모레퍼시픽 등 한국의 소비재 기업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반한감정과 한국 제품 불매운동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박효정기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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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국제부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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