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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소설 프랑켄슈타인으로 철학하기

윤민정 교수의 '프랑켄슈타인 우리 안의 천사 혹은 괴물'

24일 개포도서관서 중학생을 위한 인문학 특강 열려

24일 윤민정(사진) 아주대 교수가 개포도서관에서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플라톤의 철학이론과 연계해서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인간과 괴물, 선과 악을 구분짓는 명확한 기준이 있을까 궁금증이 생겼어요. 인간의 마음 속에도 천사와 괴물이 공존한다고 생각하거든요.”(2학년 소재욱)

“인문학은 인생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꼭 필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을 철학적 관점에서 공부하는 계기가 됐고,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어요.”(3학년 양민수)

“혼자 책을 읽을 때에는 외모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 그 정도를 이해하고 그쳤는데 철학적인 지식을 배워 소설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3학년 류석현)

“저자인 메리 셜리의 작품세계 그리고 시대적 배경 등 소설의 스토리 이외에 얽힌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흥미 위주로 혼자 읽을 때보다 등장인물의 성격 사건의 발단 등 섬세한 부분까지 이해할 수 있어서 의미가 깊었습니다.”(3학년 장혜정)

24일 개포도서관에서 열린 윤민정(사진) 아주대 교수의 고인돌 강좌 ‘프랑켄슈타인: 우리 안의 천사 혹은 괴물’ 두번째 시간이 열렸다. 강의에 참가한 대치중학교 영자신문, 문학기행 동아리 학생 30여명은 소설의 서사구조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플라톤의 철학적인 지식까지 섭렵하는 기회를 얻었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5회째다. 이날 강의는 개포도서관이 지역학교를 지원하기 위해 대치중학교와 협력하여 마련한 특강이다.

학생들은 지난 7월15일 문학캠프 형식으로 매리셜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탐독하고 이날은 ‘프랑켄슈타인과 철학 좋아하는 괴물(나무를 심는 사람들 펴냄)’을 주제로 소설과 서양철학을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서 강의를 풀어냈다.

고대 서양 철학자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와 이데아론을 시작으로 17세기 계몽주의와 합리주의를 이끌었던 데카르트, 칸트 등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사상이 ‘프랑켄슈타인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흉측한 외모의 프랑켄슈타인은 창조자로부터 버려진 존재입니다. 이름조차도 없이 말이지요. 외모가 흉측하다고 그의 생각이 같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에게도 동정심과 연민 그리고 가족을 이루고자 하는 가치관이 있었지요. 그는 왜 자신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만든자의 잘못은 없는지에 대해서 곱씹어 볼 필요가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만든 빅터의 주변 인물을 살해한 사실은 악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지자 학생들은 “사람을 죽인 것은 분명 악이지만, 죄를 따질 때에는 그의 정상을 참작해야 한다”면서 “정신질환이 있을 때 저지른 범죄에 대해 법적 판단이 다른 것처럼 이것도 괴물이 자신을 만든 사람의 주변인물을 죽이게 된 사실에 대해서는 법적인 판단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학생들은 대학수준의 강의실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게재하는 듯 보였다. 청소년 강의를 처음 맡은 윤 교수는 “학생들의 사고수준이 상당히 높았다”면서 “문자만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생각하고 발표하기까지 쉽지않은 과정이지만 즐겁게 참가하는 듯해서 의미가 깊었다”면서 “학생들이 책 읽기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만의 독서노트에 읽고 정리하고 쓰는 행복을 계속 유지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그램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과 3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주제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강좌를 오는 12월까지 개설해 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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