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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전문가 "北 '화성-14'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실패"

플라스마 흔적·폭발 모양·고도 등 분석 결과 실패 추정

북한이 지난 28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인 ‘화성-14’가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국방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28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미사일이 대기권 재진입에 실패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원은 17일 ‘화성 14형 2차 시험발사에 따른 김정은의 득과 실’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가 제시한 대기권 재진입 실패의 근거는 3가지였다.

첫 번째 근거는 융제(화학적 삭마) 현상으로 발생하는 플라스마 흔적이 대기층에서 발견되지 않은 점이다. 융제 물질이 높은 온도에서 승화되면 재진입체가 지나간 자리에서 흔적이 남아 대기 중 공기나 물질 입자와 반응한다. 이 때문에 주간이나 야간에도 재진입체가 지나간 자리를 식별할 수 있다. 과거 미국과 러시아가 공개한 시험발사 자료에도 이러한 플라스마 흔적이 일직선을 길게 나타났다. 그러나 북한이 발사한 ‘화성-14’ 미사일은 그런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화성-14형의 2차 시험발사의 재진입 과정에는 이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진입체의 표면에서 융제현상이 발생했다고 보기 힘들다”며 “융제 현상이 일어나는 온도까지 열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융제 물질이 제대로 화학적 삭마를 일으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근거는 미사일이 폭발한 불꽃이 모양이다. 북한이 NHK 방송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가 홋카이도 근처에서 폭발하는 장면이 일본 NHK 방송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이 연구원은 이 영상을 근거로 “모의 탄두를 정상적으로 작동시켜서 내폭 장치를 터뜨린 것으로 보기에는 불꽃의 모양이 이상했다”며 “불꽃이 보이고 나서 공중에서 사라졌다고 하는 점과 이후에 추가적인 폭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의 탄두가 정상적으로 폭발하지 않은 채 비정상적으로 폭발하거나 타버렸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근거는 재진입체가 폭발한 고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이 연구원은 “정상 폭발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카메라에서 관측된 폭발 고도가 높아 지상까지 도달하는 재진입 능력을 갖췄다고 인정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카메라에 포착된 미사일의 폭발 고도는 약 3~4km로 추정된다. 이 고도에서는 약 20kt의 표준 핵탄두가 폭발했다고 가정해도 목표물에 대한 충격파, 열, 낙진 등의 피해를 거의 주지 않기 때문에 재진입 기술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 연구원의 주장이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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