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해 젊을 때는 힘들어도 참고 희생해야 한다고요? 행복한 오늘이 있어야 미래를 위한 꿈을 꾸죠.”
연애·결혼·출산마저 포기하며 꿈을 잃은 청년들을 위해 드림 메이커를 자처한 사람이 있다. 김수영(36) 드림파노라마 대표의 얘기다. 여행가, 작가, 강연가, 발리우드 배우 등 직업이 10여가지에 달한다. 탄탄대로만 걸어왔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인생에는 가난, 가출, 자퇴, 암 투병 등 수많은 절망의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벼랑 끝에서 희망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다 보니 자연스레 청년들의 꿈 멘토로 불리게 됐다.
“온갖 바닥을 다 겪어보니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꿈이 없을 때라는 점을 깨달았죠.”
그는 어릴 적 어려운 집안 형편을 탓하며 방황의 길을 걸었다. 중학교 중퇴 이후 또래보다 1년 늦게 실업계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다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지난 1999년 KBS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에서 실업계 최초의 골든벨 주인공이 된 것이다. 악착같이 공부해 명문대 입학의 꿈도 이뤘다. 졸업 후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에 입사하며 ‘꽃길’이 열리는 듯했지만 기쁨도 잠시, 스물다섯 살 창창한 나이에 암 선고를 받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김 대표는 킬리만자로 오르기, 발리우드 배우로 활동하기 등 73가지의 꿈이 담긴 ‘버킷 리스트’ 한 장을 들고 도전을 시작했다. 그러자 드라마 같은 인생 2막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꿈꾸길 두려워하는 이유는 실패를 걱정해서죠. 그까짓 돈과 시간, 좀 잃으면 어때요? 조금 늦더라도 목표를 이루는 게 중요하잖아요.”
12년간 총 70여개국을 걷고 또 걸었다. 그동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축제에서 삼바 추기,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오르기 등 50여개의 꿈을 이뤘고 새로운 꿈도 계속 생겨났다. 그는 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자신만의 잠재적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현실이 힘들수록 포기하지 말고 원하는 것에 에너지를 집중하세요. 꿈이 크면 에너지도 그만큼 커져요.”
그는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강연과 워크숍·페스티벌 등을 통해 꿈을 심어주는 사회적 기업인 드림파노라마를 설립한 것이다. 자신의 꿈을 이뤄나가며 다른 사람들의 꿈마저 찾아주는 김 대표의 활동은 지금 현재 진행형이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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