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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주춤'·택시운전사 '질주'…네티즌·관람객 평이 흥행 가른다

평론가 평점은 비슷하지만 네티즌·관객평서 희비

극장가 입소문따른 스크린 조정 등 대책 마련 고심

택시운전사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힌 ‘군함도’(7월26일 개봉)와 ‘택시운전사’(2일 개봉)의 흥행곡선이 엇갈리고 있다. 개봉 전에는 ‘군함도’가 ‘택시운전사’에 비해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개봉 첫주 관객들의 입소문이 반전을 일으켰다. 네티즌으로부터 ‘평점 테러’에 시달린 ‘군함도’는 흥행세가 꺾인 반면, 네티즌과 관객 평가가 높은 ‘택시운전사’는 개봉 첫주 436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가속이 붙고 있는 것.

7일 네이버 영화 사이트에 따르면 ‘군함도’와 ‘택시운전사’의 평론가 평점은 10점 만점에 6.17점, 6.1점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나 네티즌과 관람객은 ‘군함도’에 5.15점, 7.48점을 준 반면, ‘택시운전사’에는 9.09점, 9.35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군함도’는 개봉 당일 네이버 네티즌 평에 참여한 이들의 50%로부터 1점을 받는 등 ‘평점 테러’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함도’의 경우는 네티즌과 관람객 사이의 점수 차가 큰 반면, ‘택시운전사’에는 네티즌과 관람객이 비슷한 평가를 내린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군함도


‘군함도’는 ‘베테랑’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민족의 아픔인 담긴 일본식민지 강제 징용이라는 역사를 담는 데다 260억 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돼 천만 관객 동원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는 게 지배적인 전망이었다. 그러나 개봉 첫주 네티즌들이 ‘역사왜곡’, ‘친일 영화’, ‘징용 아픔이 없는 대탈출극’라고 평가하며 ‘평점테러’를 쏟아냈고, 여기에 2,000여 개가 넘는 스크린을 확보하면서 스크린 독과점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그려 개봉 전부터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아픈 역사에 대해 왜곡된 프레임을 설정하면 관객들이 판단하기도 전에 영화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막상 개봉을 하니 이런 우려는 네티즌과 관객들의 호평 속에 불식됐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입소문이 흥행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관객들은 이 영화에 대해 송강호의 연기력, 광주민주화 운동에 대한 장훈 감독의 진중한 연출력 등에 아낌 없는 찬사를 보내는 중이다.

이처럼 네티즌과 관객들의 반응이 흥행을 좌우하자 극장 사업자들은 바짝 긴장하며 네티즌·관객 평가에 따라 스크린 배정을 조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CGV의 한 관계자는 “영화에 대한 관심도와 사회적 상황 등을 참고해 스크린 수를 배정한다”며 “‘택시운전사’의 경우는 지난달 10일에 언론 배급시사회를 해서 초기 기대감이 높지 않아 최대 편성은 하지 않았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점이 높아 스크린 수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사회를 통해 재밌다고 입소문을 타고 있는 ‘청년경찰’,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을 비롯해 ‘장산범’, ‘브이아이피’ 등도 개봉 첫주 주말 관객수를 모니터링하고, 기존 별점의 문제점을 보완한 영화를 실제로 본 관객들만이 해당 영화에 대해 평점을 줄 수 있는 CGV 골든에그지수를 참고해 스크린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티즌의 평점이 흥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악의적인 ‘평점 테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군함도’의 경우 네티즌의 평점은 5점 대이지만 실제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이보다 높은 7점대를 주고 있어 네티즌과 ‘실제 관객’ 사이에서 ‘군함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극과 극의 평가를 걸러서 보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지만 쉽지 않다”며 “악의적 평가로 인해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왜곡돼 관객들에게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안타깝다”고 전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혹성탈출 : 종의 전쟁


장산범


청년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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