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립 초등학교 교사 선발인원이 지난해의 12%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어 임용시험 준비생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장기적인 교원 공급과 수요를 감안하지 못한 채 ‘오락가락’ 행정을 반복하는 교육부와 교육청 탓에 교원 준비생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지적이다. 1수업 2교사제 등으로 초등교육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공약과도 정면 배치된다.
3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18학년도 교사 임용시험 공립 초등학교 교사 선발 수는 105명으로 지난해(846명)의 8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시교육청은 최근 5년간 평균 800~900명가량의 선발인원을 유지해왔다. 경기도교육청도 올해 공립 초등학교 교사 선발 수를 지난해 1,700여명의 절반에 불과한 840여명으로 낮췄다. 전국적으로는 초등교사 선발 인원이 지난해 5,549명에서 올해 3,321명으로 2,228명 줄었고 중등교사도 3.525명에서 3,033명으로 492명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등 임용고사 경쟁률은 사상 최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은 지난해 810여명 모집에 1,550여명이 응시해 경쟁률이 2대1에 못 미쳤으나 올해 응시생 숫자가 지난해와 같다고 가정하면 경쟁률은 10대1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임용시험 준비생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등에는 ‘절망스럽다’ ‘교육 당국이 교사 수급 조절에 실패했고 그 부담을 수험생이 진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염두에 두고 선발인원을 줄인 것 아니냐’는 등의 반발이 이어졌다.
교육부와 시교육청은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교육부는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고려한 계산식에 따라 정원을 배정했다”며 “줄어든 정원보다 시교육청이 선발인원을 더 줄였다”고 주장했다. 실제 교육부는 최근 시교육청에 초등교사 정원을 지난해보다 292명 감축하라고 통보했는데 선발인원은 741명이나 줄었다. 시교육청은 “교육부가 감축한 정원에 퇴직자 수, 휴직·복직 예정자 수, 임용 대기자 수를 감안해 선발인원을 결정한 것”이라며 “2017학년도 합격자가 모두 임용되는 데 2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했다”고 해명했다. 현재 서울시 초등 공립학교 신규임용 대기자 수는 998명이다.
시교육청은 교육부가 정원을 늘려주면 선발인원도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초등교사 정원 감축은 교사 1인당 학생 수 감축과 1수업 2교사제를 시행하겠다는 교육부의 계획과도 정반대다. 교육부는 지난 5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오는 2022년까지 초등교사 6,312명을 증원해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현행 19.2명에서 18.2명으로 줄이고 1수업 2교사제를 시행하겠다고 보고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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