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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버스좌석에 악플세례?...노르웨이 달군 한 장의 사진

텅 비어있는 버스 좌석을 촬영한 사진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텅 빈 좌석을 촬영한 한 장의 사진이 노르웨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의 반(反)이민자 단체 ‘조국 우선주의(Fatherland First)’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사진이다. 사진에 등장하는 것은 비어있는 버스 좌석이다. 언뜻 보면 어두운색 부르카(얼굴까지 가리는 이슬람권 여성 복식)를 착용한 사람들이 단체로 버스에 앉아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문제는 ‘노르웨이를 사랑하고 조상들이 투쟁해온 것을 감사히 여기는’ 이 단체의 1만 3,000명 회원 중 일부가 사진에 줄줄이 악성 댓글을 단 것이다. 회원들은 실재하지도 않는 ‘부르카 버스 승객’을 두고 “(부르카) 안에 폭탄이나 무기를 숨기고 있을까 무섭다”, “테러리스트일지도 모른다”, “이슬람은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항상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이런 일이 2050년쯤 있을 줄 알았는데 벌써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 나가라” 등의 반응도 있었다.

정작 이 사진을 올린 요한 슬라타비크는 사진은 인터넷에서 찾은 것이고 장난을 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웹 트롤(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상상 속 괴물)’이라고 소개한 그는 “이민자에 대한 타당한 비판과 맹목적인 인종차별의 차이를 강조하고 싶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은 비공개다. 그러나 이를 팔로우하는 전 노르웨이 노동당 하원 의원 신드레 베위에르는 문제의 사진과 댓글을 캡처에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는 1,900번 이상 공유되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베위에르는 “(이 단체에) 증오와 가짜뉴스가 이토록 만연하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며 “빈 버스 좌석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는 ‘편견이 지혜를 이긴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인종차별반대센터 대표는 “솔직히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고싶은 것만 본다”면서 “그 사람들이 보고싶은 것은 위험한 무슬림”이라고 지적했다. 노르웨이는 최근 북유럽 국가 중 최초로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에서 부르카 혹은 니캅을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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