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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 “2015년 朴 독대서 삼성 현안·미르재단 얘기 없었다”

이재용 재판 마지막 신문

118일만에 법정서 입연 이재용

청탁·뇌물 합의 주장 전면 반박

“이건희·카자흐 발전소 등 얘기

독대 보다 행사가 더 신경 쓰여”

최지성 "순환출자 고리 해소는

경영승계와 관련없는 통상 현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첫 재판 후 118일 만인 2일 공개 법정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2015년 7월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삼성그룹이 추진하던 현안이나 문화체육재단 얘기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증언이 사실이라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성한 부정청탁과 뇌물 합의의 고리는 끊어지게 된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 등은 모두 “내가 결정했다”며 이 부회장의 증언을 뒷받침했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 독대가 예정된 2015년 7월25일 당시 삼성에서 추진하던 현안 얘기를 나눈 일이 있느냐”는 특검 질문에 “제가 말씀드린 것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같은 문화체육재단에 대한 얘기도 없었다고 그는 단언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건강상태나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상황을 거론하며 감사를 표했고 삼성물산이 참여한 카자흐스탄 화력발전소 사업에 대해서도 소상히 말해 깜짝 놀랐다”고만 말했다. 그는 “오히려 대통령 독대보다 전날 있었던 창조경제 관련 간담회 행사에 더 신경이 쓰였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증언은 당시 독대에서 그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나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같은 현안의 성사를 부탁했고 그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약속하거나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약속했다는 특검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부회장은 최씨나 정씨의 존재를 몰랐을 뿐 아니라 재단 출연이나 승마 지원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장의 와병 중에 경영을 총괄했던 최 전 부회장도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지시한 것은 올림픽 승마 지원이었고 최순실씨 딸 정씨는 없었다”며 “최씨가 뒤에서 장난을 쳐 (승마 지원 명단에 정씨를 포함시키라고 요구했는데) 이것을 이 부회장에게 전하는 게 적절한가 생각하고 정씨 얘기는 끝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이 부회장에게 보고해 그가 ‘그런 일 해도 되겠느냐’고 하면서 스톱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후회도 해본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날 최 전 부회장 증언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15년 8월께 “승마 지원이 잘되고 있느냐”고 넌지시 물었고 최 전 부회장은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라”고만 답했다. 최 전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지난해 2월15일 직전에 승마 지원 현황을 간략히 보고했고 그때도 정씨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하던 지난해 8~9월께 정씨 지원 등 상세한 내막을 이 부회장에게 알렸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최 전 부회장에게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합병에서 정씨 승마 지원에 이르는 각종 현안에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필수 대목이어서다. 하지만 올해까지 40년을 삼성에서 근속한 최 전 부회장은 “곧 후계자가 될 사람(이 부회장)이 구설수에 오를 만한 일을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정씨 지원 문제를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전실장으로 재직한 기간(2012~2017년)에는 “주요 의사결정은 제 책임하에서 했고 다만 이 부회장이 의전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있고 좋은 뜻에서 총수라고 하니 밖에서 (최고의사권자라는)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에게 보고했는지를 수차례 묻는 검사에게 “제가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는 관계는 (회사를) 관둘 때까지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전 부회장은 특검이 경영권 승계 관련 현안이라고 주장하는 삼성물산 합병이나 순환출자 고리 해소,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은 승계와 관련 없는 통상 현안이라고 단언했다. “그룹이라는 법적 실체가 없기 때문에 승계는 정해진 절차가 있지 않다”며 “대주주인 이 부회장은 내일이라도 사장단 추대 방식으로 회장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그룹 회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어서 삼성전자 회장이나 다른 계열사 회장을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사석에서 한 일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종혁·노현섭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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