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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최순실 겁박에 정유라 단독 지원"

삼성 재판 피고인 신문서

특검 '뇌물론'에 정면반박

"崔, 별도 지원 프로그램 요구"

함부르크 프로젝트 소명도

이재용 신문은 오늘 열릴 듯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명백한 사실 중 하나는 삼성전자가 최순실씨 소유의 코어스포츠와 213억원대 용역계약을 맺고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한 것이다. 이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 공소장에 뇌물로 적시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재판 마무리 단계에서 최씨의 겁박으로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는 대응 논리를 일관되게 폈다. 당초 마련됐던 올림픽 대비 승마 선수단 지원 방안을 최씨가 변질시켰고 삼성은 이를 바로잡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는 점도 피력했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전 대한승마협회장)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피고인 신문 절차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박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이 지난 2015년 7월25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후 ‘왜 대통령에게 야단까지 맞게 하느냐, 승마 지원 좀 잘해달라’고 말했다”며 “7월29일 독일에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를 만나 최씨의 영향력을 알게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앞서 2015년 6월께 자신이 정씨의 출산 사실을 알려줬다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증언은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사장은 또 “최순실이 배후에 있어서 이 부회장이 대통령에게 야단맞았다고 생각하니 사안의 중대성·시의성을 느껴 승마 지원을 빨리 추진했다”고 말했다. 박 전 전무는 당시 정씨와 박재홍 한국마사회 감독을 포함한 올림픽 대비 승마 선수단 지원 계획을 박 전 사장에 제의했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이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사장은 특히 승마 지원 과정 전반에 걸쳐 최씨의 압박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이 정씨를 지원한 이유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우리는 최씨가 자신의 요청과 생각을 좀 강요하면서 실현하려고 하지 않았나라고 봤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최씨의 겁박을 지원 이유로 댄 것이다. 그러면서 박 전 사장은 “협박이라면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최순실이 삼성에 관한 좋지 않은 얘기를 대통령에게 해서 피해가 생길 것을 우려했다는 뜻이냐”고 재판부가 묻자 “그렇다”고 했다.

박 전 사장은 “최씨의 겁박으로 다른 선수에 대한 지원을 못 하고 정씨 단독 지원으로 변질되면서 지원을 종료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 그는 삼성은 계속 다른 선수를 선발하려고 노력했다며 “최씨가 지난해 8월 다른 선수들과 정씨를 분리해 관리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당초 코어스포츠에 맡길 예정이던 승마 지원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했다”면서 “그게 바로 함부르크 프로젝트였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함부르크 프로젝트를 우회적으로 정씨를 지원하기 위한 또 다른 계획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박 전 사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예정보다 길어지면서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피고인 신문을 2일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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