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년여 만에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를 열어 제주 4·3사건 희생자 명단에서 논란이 됐던 2명과 생존이 확인된 2명 등 총 4명을 취소했다.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25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제21차 전체 위원회를 개최해 제주4·3 희생자 및 유족 결정안을 심의·의결했다. 희생자 결정을 위한 4·3위원회는 2014년 5월 이후 3년여 만이다.
2014년 초 보수단체인 제주4·3정립연구유족회는 “희생자 결정을 받은 인물 가운데 4·3사건 당시 남로당과 무장대의 수괴급 희생자 등 53명을 재조사해달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정부가 재조사를 하려고 하자 4·3 관련 단체와 지역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소송까지 제기되면서 그동안 4·3위원회 개최가 미뤄졌다.
취소된 4명 중 2명은 이때 논란이 일었던 인물들이다. 해당 사안은 정부가 직권으로 한 것이 아니다. 1명은 유족이 더는 논란이 되고 싶지 않다며 희생자 결정 취소를 신청했고, 다른 1명은 행방불명자로서 희생자 결정을 받았는데 생존 사실이 확인됐다. 취소결정자 가운데 나머지 2명은 역시나 생존 사실이 확인됐다.
4·3사건은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정부는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4·3사건법)’이 2000년 1월 제정되자 같은 해 8월 제주4·3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동안 5회에 걸쳐 4.3사건 희생자와 유족으로 인정해달라는 신청을 받아 심사했다. 위원회가 2014년 5월까지 누적해서 결정한 4·3사건 희생자는 1만4,231명, 유족은 5만9,225명이었다.
정부는 이날 회의를 열어 희생자 26명과 유족 210명을 추가로 인정하고, 희생자 4명과 이들의 유족 8명에 대한 취소 결정을 내렸다. 행정착오 등으로 중복해서 결정을 받은 희생자 20명과 유족 1명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날 희생자 결정을 받을 예정이었던 1명은 국방부에서 새로운 자료를 제시하며 이의를 제기해 재심의에서 보류됐다. 보류된 1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신청자에 대한 심의가 모두 종결됐다.
정부의 결정을 받은 희생자는 1만4,232명, 유족은 5만9,426명으로 총 7만3,658명이다. 희생자 중에서 사망자는 1만245명, 행방불명자 3,575명, 후유장애자 164명, 수형자 248명으로 구분된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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