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사이 쏟아진 장맛비에 충북 청주 등에서 4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하고 중부 곳곳에서 침수와 단전 사태가 벌어지는 등 전국이 몸살을 앓았다. 지난 15일부터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강한 비가 내리면서 16일까지 서울과 경기 23개 시·군, 강원 6개 시·군, 충남·북 등 중부지방에 호우경보와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300㎜에 육박하는 비가 오면서 홍수·산사태주의보가 발령된 충북 청주에서 2명이 사망했으며 충북 보은에서는 1명이 실종됐다.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청주시 옥화리의 한 주택 인근에서 이모(58)씨가 토사에 매몰돼 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앞서 이날 오전 이목리에서는 80대 여성이 산사태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이날 오후2시30분 기준으로 117건의 구조 요청을 받아 166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충북선 열차 상하행선은 선로가 빗물에 잠기면서 오전10시30분께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가 오후4시가 넘어 순차적으로 정상화됐다. 경부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차량도 한때 통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낮12시30분까지 청주에는 290㎜의 폭우가 쏟아져 1995년 8월(293㎜) 이후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30㎜의 비가 내린 천안에서는 성환천이 범류해 농경지 수십ha가 물에 잠겼고 일부 도로는 차량이 통제됐다. 입장면 가좌울 소류지는 폭우로 넘쳤고 동남구 수남리 낚시터에서는 산사태가 나 낚시객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경북 문경시에서는 하천 범람으로 200여명이 고립되기도 했으며 콩과 참깨 등 밭작물 4㏊가 물에 잠기고 주택 2채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상주에서는 1명이 물꼬 작업을 하다 실종됐다.
서울과 경기에서는 한강유역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오전 한때 강남구와 송파구, 성남시에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 국민안전처는 이날 오전5시8분 “탄천유역 호우, 서울시 대곡교 지점 수위상승에 따른 홍수주의보 발령,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한강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팔당댐은 수문 6개를 16.5m 높이로 열고 초당 4,200톤의 물을 방류했다. 전국의 호우경보와 호우주의보는 이날 오전 서울과 경기도를 시작으로 오후2시께 대부분 해제됐다. 국민안전처는 전국에서 126세대 260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경남·경북·강원·제주 등에는 오전11시부터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다. 특히 대구와 경북은 비가 그치면서 다시 무더위가 찾아와 낮 최고기온이 34도 안팎까지 올랐다.
17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장마전선의 영향에서 잠시 벗어나 전국 대부분 지역에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일부 내륙에는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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