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우리들끼리 장난을 진짜 많이 쳤어요. 그중 가장 많이 당했던 것이 샤워하고 있으면 1분도 안 돼서 문을 두드리면서 나가야 한다고 난리를 치는 거였어요. 저는 이제 씻겠다고 물을 뿌린 상황이었는데 다급하게 ‘나와야 한다’고 그러니 놀라서 바로 나갔는데, 알고보니 장난이었고…맨날 그렇게 낚였어요.”(진우)
한두 번 당하면 익숙해질 법도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더니 “속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아침에는 잘 시간이 너무 아깝다보니 샤워할 시간은 저녁 밖에 없었는데, 실제로 샤워를 하는 중간, 촬영을 위해 갑자기 불려나간 적이 왕왕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그렇게 장난을 쳤느냐고 물어봤더니 짠 듯이 입을 모아 “지성이 형”이라고 답했다.
“같은 방을 썼었는데, 정말 제대로 한 번도 못 씻었어요. 지성이 형이 상황극을 진짜로 너무 잘하는 데다, 실제로 그럴 만한 상황들이 많다보니, 알면서도 속을 수밖에 없어요.” (진우)
여러 가지 일들이 많다보니 ‘전우애’ 같은 우정이 넘나들었던 ‘프듀2’였다. 101명의 연습생 중 MMO를 제외하고 친하게 지냈던 연습생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저는 상균이와 친하게 지냈어요. 사실 ‘프듀2’ 들어오기 전에도 친하게 지냈는데, ‘프듀’에서 만나고 ‘누너예’도 함께 소화하면서 더 친해진 것이 있었죠. 요즘 밖에서도 보는 친구 중 한 명이에요.” (태웅)
“저도 ‘누너예’를 하면서 상균이랑 친해졌어요. 사실 상균이는 친해지기 전에는 굉장히 신기한 친구였어요. 딱 봤는데 바지를 거의 벗은 수준으로 반쯤 내려 입고 다니는 거예요. 그래서 신기하다 싶었죠. 상균이 외에 친하게 지낸 연습생은 광현이었어요. 저도 광현이를 귀여워 했는데, 광현이도 저를 귀여워하더라고요. 장난도 많이 하는 것이…끝나고 나서도 보는 친구 중 한명이에요. 하하”(재한)
“첫 촬영을 갔는데 원래 알고 지냈던 친구들이 꽤 많이 있었어요. 현빈이도 그렇고 성운이도 원래 알고 있었던 사이였고. 그렇게 다 두루두루 친해지게 된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시즌에 F반이 유독 많았는데, 거기서 다 퍼져가다 보니 친해질 수밖에 없었죠. ‘프듀2’의 60%가 F반이었잖아요.” (진우)
최태웅과 김재한에 비해 ‘프듀2’에 조금 더 생존했던 주진우는 두 번째 포지션 평가 무대에서 ‘너였다면’으로 가창력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주진우의 무대가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인이어가 없는 상태로 무대에 올라 사고 없이 노래를 이어나갔다는 것이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가창력과 능숙한 무대매너 덕분에, 그가 인이어가 없는 상태로 무대를 소화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었다. 이를 언급했더니 최태웅과 김재한은 웃으면서 “진우의 머릿속에 ‘너였다면’의 MR이 쭉쭉쭉쭉 나온 것”이라고 말을 했다.
“그때 많이 당황해서 식은땀이 났어요. 리허설을 하고 다시 올라갔는데, 잠시 쉬는 사이 인이어가 불편했는지 빼고 있었나보더라고요. 인이어가 없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무대에 오른 거죠. 제가 평소에 불렀던 노래여서 무대 소화가 가능했던 것 같아요. 화음 맞추는 것도 숱하게 연습이 됐기에 가능했고요. 노래가 끝나고 나니 정말 아무것도 안 들렸어요. 진짜 큰일났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하지 싶어서, 춤 춘 것보다..더 땀이 났던 것 같아요.” (진우)
주진우는 ‘F반 반장’부터 시작됐던 리더 자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번 ‘F반 반장’을 했던 이후 팀을 이룰 때마다 리더자리에 올랐었다는 것이었다. 그가 리더를 하지 않았던 순간은 마지막 ‘열어줘’ 때뿐이었다.
“제게 있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열어줘’ 연습할 때였던 것 같아요. 재미도 있었고, 처음으로 랩을 시도했었거든요. 주위에서 랩 한 번 도전해보라고 해서 했는데, 그때 많은 사람들이 잘 한다고 칭찬해 주셔서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떨어져서 그때 진짜 많이 아쉬웠어요. 그것만 하고 떨어져도 아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그리고 제가 1조였는데, 진짜 잘한다고 칭찬 많이 받았거든요. 그런데 다니엘 빼고 1조가 다 떨어져서 아쉬웠죠.”(진우)
리더로 올랐으면 더 주목을 받았을텐데, 리더를 막내인 강다니엘에게 양보해서 아쉽지는 않았냐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돌아온 무척이나 쿨한 대답. “리더를 3번이나 했는데 방송에는 안 나오더라고요. 어차피 안 나왔을 텐데 괜찮아요.”
“‘열어줘’가 댄스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노래여서, 다니엘이 하면 어떨까라는 의견이 나왔었어요. 그때 동호가 저를 리더로 추천을 해줬는데 한 두 표 차이로 다니엘이 됐었죠. 저는 제 할 것만 열심히 했어요. (웃음.)” (진우)
큰 사건사고가 없이 ‘프듀2’를 끝낸 MMO였지만, 사실 시작 전 작은 잡음이 발생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재한이 학교폭력의 가해자이며,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온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으며, 이를 뒷받침할 증거 또한 존재하지 않았다.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글이었지만 이 같은 루머는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고, 이후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아니다’라고 해명을 해도 이미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생겨버린 뒤였다. 재미삼아 ‘루머’라는 돌멩이를 만들어 던진 가해자는 ‘익명’에 몸을 숨겼지만, 이에 맞아버린 피해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자 도리어 김재한은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며 속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사실 온라인에 루머가 생긴 이후 저 정말 ‘프듀2’에 하차를 하고 싶었어요. 제가 괜히 피해를 주는 것만 같았거든요. 그리고 저는 하지 않았는데,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제가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돼 있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회사와 멤버들에게 상담도 많이 했죠. 그때 많은 분들께서 ‘네가 떳떳하면 괜찮다’고 말을 해 주셨어요. 네가 정말 죄가 없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도 말씀해 주셨죠. 그래서 멤버들과 연습에만 집중을 했어요. 지금은 글을 올리신 분이 글을 지우고 행적을 감추셨더라고요.” (재한)
괜한 상처를 건드린 건 아닐까 싶어 미안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도리어 김재한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을 했다. 억울했고, 뭔가 해명을 하고 싶었는데, 누구도 물어보지 않아서 그동안 말하지 못했었다. 도리어 물어봐 주셔서 감사하다”며 웃었다. 해맑게 미소를 짓는 김재한을 보며 도대체 누가 아직 자라지 못한 이들에게 돌을 던지나 싶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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