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나와 비너스 윌리엄스(이상 미국)를 차례로 몰아붙였고 클레이(흙)와 잔디 코트를 가리지 않았다.
여자 테니스의 확실한 강자로 떠오른 가르비녜 무구루사(24·스페인) 얘기다. 무구루사는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비너스 윌리엄스(세계랭킹 11위·미국)를 2대0(7대5 6대0)으로 완파했다. 우승상금은 220만파운드(약 32억4,000만원).
지난해 클레이코트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2대0으로 누르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던 무구루사는 약 1년 만에 세리나의 언니 비너스마저 제압, 잔디 코트에서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세계 4위인 세리나는 임신으로 시즌을 중단했다. 비너스가 37세, 세리나가 36세라 20년 가까이 이어지는 윌리엄스 자매의 장기집권도 막바지에 다가선 상황. 무구루사는 ‘포스트 윌리엄스’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셈이다. 지난해 9월 US오픈 우승으로 세계 1위에 오른 안젤리크 케르버(독일)는 이후 우승이 없고 새롭게 세계 1위에 오를 카롤리나 플리스코바(체코)는 메이저 우승 경험이 없다. 무구루사는 이번 우승으로 세계 15위에서 5위로 올라선다. 메이저 통산 세 차례 결승에 올라 두 번을 우승한 무구루사는 “2년 전 이 대회 결승에서 세리나에게 진 뒤 그가 내게 ‘언젠가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오늘이 됐다”며 웃었다.
37세1개월인 비너스는 메이저 여자단식 최고령 우승에 도전했지만 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앞서 시즌 첫 메이저인 호주오픈 결승에서는 동생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1세트에 게임스코어 5대4로 앞섰던 비너스는 무구루사의 서브게임에서 40대15까지 리드 했다. 그러나 끝내 한 포인트를 따내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다. 19차례 랠리 끝에 포인트를 내줘 40대30이 됐고 이후 듀스 끝에 5대5를 만든 무구루사는 그 기세로 끝까지 윌리엄스를 몰아붙였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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