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90차례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일 새벽 3시 43분께 제주시 고산 서북서쪽 47km 해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일어났다. 8일 밤 11시 45분께 북한 자강도 용림 동북동쪽 23km 지역의 지진(규모 2.8)에 이어 이틀 연속 한반도에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를 비롯해 올해 들어 국내에서 발생한 규모 2.0 이상의 지진은 94회에 달한다. 지진이 규모 2.0 이상으로 발생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는 없으나 사람에 따라 흔들림을 느낄 수 있다.
경주 지진의 여진은 이달 7일까지 총 626회나 있었다. 규모 4.0~5.0 미만의 지진이 1회, 3.0~4.0 미만의 지진이 21회였다. 상당한 강도의 지진도 꽤 여러 번 일어났던 것이다.
나라 밖에서도 최근 지진이 계속되고 있다. 13일 새벽 4시48분께 북한 함경북도 나진 남동쪽 202㎞ 해역에서 규모 5.7의 강진(진원 깊이 538㎞)이 발생했다. 미국지진조사소는 규모 5.9, 일본기상청은 6.3으로 파악했다.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난 지진 중 올해 4월 29일 일본 미야자키현(규슈) 미야타키 남쪽 123㎞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5.7)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지진은 깊이 침강한 태평양판에서 발생한 심발 지진으로, 국내 영향은 없다”면서 “깊이 70㎞ 이상의 심발 지진의 경우 지진 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나라 안팎에서 최근 지진이 계속되면서 한반도는 더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으로 인한 작은 피해 가능성에도 철저히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규모가 클 필요는 없지만 지진 방재를 위한 국가 차원의 기관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상청 역시 최근 지진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선했다. 기상청은 이달 3일부터 규모 5.0 이상 지진은 관측 후 15∼25초, 규모 3.5 이상 5.0 미만 지진은 60∼100초 안에 발생시각·추정위치·추정규모·예상 진도 등을 담은 경보·속보를 발표하고 있다. 규모 5.0 이상 지진에 대해서는 종전보다 25초 이상, 규모 3.5 이상 5.0 미만 지진에 대해서는 200초 이상 알림을 앞당긴 것이다. 내년 안에 규모 5.0 이상의 지진의 경우 관측 후 7초 안에 경보·속보를 발표하겠다는 게 기상청의 목표다.
기상청 관계자는 “2015년 조기 경보 제도를 시작하면서 이미 경보 시간 단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면서 “특히 작년에 경주 지진을 겪고서는 정부 차원에서 지진 방재 대책 마련에 대한 시급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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